인텔이 그동안 개발해 왔던 독자 전송 기술인 썬더볼트 규격을 USB 업계 단체인 'USB 프로모터 그룹'에 제공했다. 이를 통해 인텔이 아닌 다른 제조사도 썬더볼트 컨트롤러 칩을 개발해 PC나 스마트폰, 태블릿에 탑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2015년 단자 규격을 USB-C로 통합하기로 한 결정 이후 가장 큰 변화다. 또 USB 프로모터 그룹은 인텔이 제공한 기술을 기반으로 새 USB 표준인 USB 4를 개발할 예정이다. USB 4는 USB 3.1, USB 2.0과 썬더볼트3 등 하위 호환성을 갖추고 작동하게 된다.
■ 광케이블 대신 구리선 적용해 등장한 썬더볼트
썬더볼트 기술의 기원은 인텔이 2009년 광케이블 전송용으로 개발한 기술인 ‘라이트피크’(Light Peak)다. 당시 대용량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지만 광케이블을 구부러지거나 접을 수 없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혔다.
이에 인텔은 라이트피크 기술의 기반을 그대로 두고 광케이블 대신 구리선을 이용한 썬더볼트를 2011년 초 공개했다. 케이블 하나로 NAS(네트워크 저장장치) 등 저장장치는 물론 디스플레이 장치까지 연결할 수 있고 USB 3.0(5Gbps)보다 두 배 높은 10Gbps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이를 탑재한 기기는 맥북프로와 맥미니, 아이맥 등 애플 제품에 국한됐다. 또 2미터에 불과한 케이블 가격이 5만원이 넘을 정도로 가격도 비쌌다. 2015년 1분기 기준 인텔 인증 프로그램을 통과한 기기도 250여 개에 불과했다.
■ USB-C 단자 채택한 썬더볼트3
인텔은 2015년 썬더볼트 세 번째 규격인 썬더볼트3(개발명 알파인 리지)를 공개하고 단자 모양을 디스플레이 미니에서 USB-C로 바꿨다. 이를 통해 가장 큰 문제였던 케이블 호환성을 해결했다.
썬더볼트3의 최대 전송 속도는 썬더볼트2의 두 배인 초당 최대 40Gbps로 올라갔다. 화면주사율이 60Hz인 4K 모니터 두 개, 혹은 5K 디스플레이 하나를 연결해 쓸 수 있게 됐다. 또 USB 3.1 Gen.2 (20Gbps)와 하위 호환성도 갖췄다.
그러나 썬더볼트를 활용하려면 인텔이 만든 칩을 내장한 케이블과 장치를 따로 써야 한다는 한계는 그대로였다. 이 때문에 썬더볼트3 기기 보급률은 HP와 애플 등 일부 PC 제조사나 대용량 저장장치 제조사에 국한되어 있었다.
이에 인텔은 2017년 별도 탑재가 필요했던 컨트롤러 칩을 지난해부터 출시된 모든 인텔 프로세서에 내장하는 강수를 뒀다. 그러나 보급률은 여전히 미진했다.
■ 인텔, 썬더볼트 독자 규격화 10년만에 포기
결국 인텔은 지난 4일(미국 현지시간) 썬더볼트3 기술 규격을 USB 업계 단체인 USB 프로모터 그룹에 무상으로 제공했다. 2009년 라이트피크 공개 이후 10년만에 사실상 독자 규격화를 포기하고 기술을 전면 개방한 것이다.
이를 통해 인텔 뿐만 아니라 다른 제조사도 썬더볼트 호환 칩을 자유롭개 개발해 탑재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AMD 라이젠 프로세서용 메인보드에도 썬더볼트 단자가 내장될 수 있다.
USB 프로모터 그룹 역시 인텔이 제공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 USB 규격인 USB 4를 올 중순에 공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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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4는 USB 3.2, USB 2나 썬더볼트3 등 기존 기술과 호환된다. 기존 USB-C 케이블로는 최대 40Gbps까지 속도를 낼 수 있고 별도 인증된 케이블을 이용하면 그 이상의 속도를 내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USB 4.0은 USB 프로모터 그룹에 참여한 50여 개 회사의 최종 검토를 거치고 있다. USB 프로모터 그룹은 올 하반기 열리는 행사인 USB 디벨로퍼 데이즈 2019에서 보다 상세한 규격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