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 작업이 마무리 단계다. 오는 22일 웅진의 자회사인 웅진씽크빅이 MBK파트너스에 인수 대금을 치르면 인수가 종결된다. 21일에는 코웨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명변경, 신임이사진 선임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웅진씽크빅은 MBK파트너스로부터 코웨이 발행주식 22.17%를 1조6천832억원에 사들이기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 11일 이사회를 열어 3천억원 범위 내에서 코웨이 발행주식 1%를 추가 매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웅진의 인수자금 중 1조6천억원 가량은 한국투자증권과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빌렸다. 나머지 4천억원은 웅진이 마련할 예정이다. 웅진이 2조원대의 인수자금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외부자본 도움으로 자금조달에 성공한 것이다.
■ 재무 불안정성…우려 목소리 나와
빚을 졌으면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 한다. 한국투자증권과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외부자본 의존도가 높아지며 웅진의 재무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원재환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재무라는 것은 명백하게 숫자로 보여줘야 한다”라며 “웅진이 과연 자본 조달을 해서 캐시플로우를 만들 수 있는지, 이익을 낼 수 있는지 확신이 안 선다”고 말했다.
원 교수는 이어 “학습지나 정수기 등 렌탈 시장은 레드 오션”이라며 “옛날처럼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갖는 것도 아니고, 유망한 비즈니스 모델을 내놓은 상태도 아니라 (향후 경영 안정성에)의구심이 든다”고 짚었다.
비상근이사에 오른 윤새봄 사업운영총괄의 경영 능력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윤새봄 총괄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차남이다. 인수·합병에 능력을 보였지만, 아직 제대로 된 경영 능력을 증명한 적이 없다는 분석이다.
■ 웅진 “이자 상환 가능…렌탈 사업 역량 강화”
웅진그룹은 이자 상환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웅진씽크빅에 1년에 들어오는 현금이 대략 500억은 된다”며 “현금 여유가 있으니 이자 상환을 못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웅진 측은 렌탈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웅진 관계자는 “미세먼지와 불경기 등으로 렌탈 산업은 지속해서 성장할 것”이라며 “웅진이 렌탈 시장을 만들었던 원조인 만큼 좋은 상품을 많이 개발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렌탈 시장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업 전략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을 진행하며 조직체계를 정비하고 회사 브랜드 변경 등 거쳐야 할 과정이 남은 것이다. 웅진은 PMI 이후 멤버십 제도 등과 같은 렌탈 시장에 대한 전략 방향을 고민해나갈 계획이다.
■ 코웨이 설치·수리 기사들, ‘고용 불안’ 호소
그러나 재무 불안정성 이슈가 코웨이 CS닥터(설치·수리 기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코웨이 CS닥터노조는 김종훈 민중당 의원,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합병에 따른 고용 불안을 호소했다.
김종훈 의원은 “코웨이가 웅진으로 매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 이야기가 오고 갈 것”이라며 “노동자들은 생명과도 같은 일자리를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자들은 그 매각 절차나 진행 과정을 전혀 모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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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수 코웨이 CS닥터노조 위원장은 “웅진씽크빅은 천문학적인 빚을 갚기 위해 당기순이익 대부분을 고배당으로 가져갈 것”이라며 “설치·수리 기사 및 직원 임금과 노동 조건도 후퇴할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이와관련 코웨이는 “최근 CS닥터들이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향후 회사는 법적 절차에 따라 CS닥터들과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모색하겠다”고 공식 답변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