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이 과거 계열사였던 코웨이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업계는 성사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코웨이 매출 규모가 웅진그룹보다 약 9배 더 큰데다 인수 후 시너지도 적다. 양사 가전 렌탈사업 전략이 방문판매로 동일하고 렌탈 계정 수도 코웨이가 압도적으로 많아 이득이 없다는 지적이다.
인수 가격도 최대 3조원으로 예상돼 웅진그룹이 무리하게 자금을 빌렸다가 경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업계에선 코웨이가 더 안정적인 투자자를 바랄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웅진그룹은 지난해 12월 말 코웨이 인수 추진설이 불거진 후 인수 의지를 지속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에도 “자문사를 선정해 코웨이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코웨이는 같은날 “최대주주 코웨이홀딩스의 지분매각 추진설에 대해 코웨이홀딩스는 투자자로서 지속적으로 다양한 전략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실은 없다”고 공시했다.
웅진그룹은 지난 1989년 웅진코웨이(현 코웨이)를 설립해 정수기사업에 진출했으며 웅진코웨이는 핵심 자회사로 커갔다. 2007년 웅진그룹은 9천억원을 들여 극동건설 인수 후 국내 자산 기준 30대 그룹에 올랐지만 건설 경기 악화로 2012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결국 2013년 웅진코웨이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1조2천억원에 매각했다.
웅진그룹은 매각 조건에 묶여 5년간 생활가전 렌탈사업에 뛰어들지 못했지만 제한이 풀린 후 지난 3월부터 ‘웅진렌탈’ 브랜드를 들고 시장에 재진출했다. 브랜드 출범 3개월 만인 지난달까지 3만 계정, 전국 대리점 200여개를 달성하며 나름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국내 생활가전 렌탈시장이 이미 성숙한데다 후발주자로서 한계가 분명해지면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코웨이 인수가 시급해졌다. MBK파트너스가 지난해 5월 코웨이 지분 4.38%를 다른 기관투자자에 매각하자 소송전까지 벌인 점도 웅진그룹의 절실함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웅진그룹이 렌탈시장의 원조 격 업체지만 현재 시장 구조에선 더 성장하기 어렵다”며 “타개책으로 이전 계열사였던 코웨이 카드를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그룹의 희망과 달리 업계에서는 인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양사 간 몸집 크기다. 웅진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2천828억원이다. 코웨이는 2조5천168억원으로 약 9배 차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웨이가 웅진그룹을 인수하는 것이 더 빨라 보일 정도로 코웨이 덩치가 너무 커졌다”며 “시장에서 매출 3천억원 규모 회사가 3조원 규모 기업을 인수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인수 가능성이 낮은 또 다른 이유는 코웨이가 얻을 이득이 없다는 점이다. 코웨이와 웅진그룹은 동일한 방문판매 전략을 밀고 있다. 코웨이 렌탈 계정 수는 587만개로 웅진그룹과 비교 불가한 수준이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일부 시장에선 대기업도 압도하는 코웨이로선 분명한 인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코웨이와 웅진그룹이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 인수 시 시너지가 있겠지만 코웨이 입장에선 없다고 본다”며 “코웨이는 이미 방문판매로 수익을 잘 내고 있는데 웅진그룹의 웅진렌탈도 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지 않은가”라고 평가했다.
웅진그룹이 무리하게 인수 자금을 마련하다가 경영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점도 우려사항이다. MBK파트너스의 현재 코웨이 지분율은 26.51%다. 지난 20일 종가 9만1600원 기준 지분 가치는 약 1조7천921억원이다. 시장에선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 2조원대에서 3조원대까지 갈 수 있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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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코웨이가 웅진그룹 움직임에 호응하지 않고 다른 투자자를 바랄 것으로 보고 있다. 코웨이는 회사가 순탄하게 성장하는 만큼 독립 경영 보장과 안정적 지원이 가능한 투자자를 원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보는 코웨이 몸값은 2조~3조원 수준이다. 코웨이 실질 최대주주 MBK파트너스는 웅진그룹이 시장가나 그보다 높은 금액을 부르면 지분을 팔겠지만 웅진그룹이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과거 극동건설을 인수한 후에도 파산 위기를 겪지 않았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