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로 대표되는 블록체인의 시즌1은 작년에 막을 내렸다. 올해부터는 제도권 내에서 건전한 토크노믹스로 재탄생하는 시즌2가 시작될 것이다."
진대제 한국블록체인협회 회장은 최근 지디넷코리아와 인터뷰에서 올해 블록체인 산업을 이렇게 전망했다.
진 회장은 참여정부에서 정보통신부 장관을 맡아(2003~2006년) 초고속 인터넷망 확산에 기여했고, 정통부 장관 취임 전에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신화 주역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해 1월 한국블록체인협회 창립과 함께 초대 회장을 맡아 현재까지 이끌고 있다. 취임 당시 그는 "블록체인이 제2의 인터넷·제2의 반도체가 될 것"이라며 산업에 대한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진 회장은 올해 블록체인 산업이 지난해와 구분되는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금융의 디지털화에 블록체인 기술이 적극적으로 결합돼, 토크노믹스라는 새로운 경제 생태계가 펼쳐질 것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토크노믹스는 암호화폐의 다른 말인 토큰과 경제(이코노미)를 합친 조어다.
그는 "시즌2의 블록체인 생태계는 능력과 효율을 겸비한 선수 기업들이 뛰어드는 새로운 금융플랫폼의 형태가 될 것"이며 "그런 면에서 올해는 암호화폐의 기술적 장점을 활용한 금융산업 디지털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 회장은 또 올해가 블록체인 기업의 옥석이 가려지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한 호기심만 가지고 누구나 달려들었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기술력과 비즈니스모델(BM)이 있는 집단만 진입할 수 있고 살아남는 운동장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변화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선전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한국은 개별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나 기술력, 거래소 서비스 역량은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지만 국가의 제도화된 지원 및 금융자본의 경쟁력 등 시스템 문제에서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위해 정부는 규제를 철폐하고 정확한 전망과 예측을 기초로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새로운 산업의 초기 수요창출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업계의 신뢰회복, 정부의 불확실성 해소가 올해 과제
진 회장은 올해 블록체인 산업의 최대 과제로 업계의 신뢰회복과 정부의 규제 불확실성 해소를 꼽았다.
먼저 블록체인 업계에는 "시장의 요구에 맞게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하고 소비자가 편의성을 느낄 수 있는 기술개발"을 주문했다.
그는 "시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블록체인산업 침체의 원인을 암호화폐 공개(ICO) 프로젝트 성공사례 부재로 인한 시장 신뢰 상실로 꼽고 있다"며 "올해는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상품에 관련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리 훌륭한 기술을 내놓더라도 대중성이 없거나 실용화가 어렵다면 그 기술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며 "상용화와 확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에 대해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정부는 새로운 산업의 초기시장마련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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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 기술을 제대로 구현해보려는 선의의 시장참여자들과 제대로 된 미래 가치에 투자하려는 건전한 참여자들이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현존하는 시장을 무시하거나 방치하지 말고 적절한 규제의 범주안에서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협회 활동 방향에 대해선 "업계에서 요구하는 가상실명계좌 발급과 해외송금 등이 아직도 막혀 있는 상태기 때문에 올해도 규제 불확실성과 정책공백 극복을 위한 노력은 지속해 나갈 계획이며 더불어 스타트업 발굴과 진흥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