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조가 “오늘이 회사와의 불통 1일 째”라고 선포하며 첫 단체행동에 나섰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네이버지회는 20일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1층 로비에서 12시 15분부터 약 15분가량 단체행동을 진행했다.
이날 단체행동에 참석한 법인별 노조원은 네이버, NBP 직원들이었다. 네이버 본사 외부에 위치한 NBP 소속 노조원들은 대형 버스 1대를 빌려 단체행동 장소로 모였으며, 인천시에 소재한 컴파트너스 소속 노조원들은 이날 쟁의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들은 21일 컴파트너스 건물에서 단체행동 할 예정이다.
노조는 네이버, 자회사 등 16개 법인에 대해 교섭을 진행해왔으며, 그중 네이버, NBP, 컴파트너스 법인과의 지속된 교섭 결렬,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결렬로 법적인 단체행동 권한을 획득했다. 노조에는 네이버 본사 직원 3천600여명 중 약 3분의 1을 포함해, 교섭법인으로 있는 16개 계열사 직원의 약 30%가 가입했다.
1층 로비엔 노조원 300여명이 운집했다. 점심식사 시간에 맞춰 진행했기 때문에 식사를 하기 위해 회사 밖으로 나가는 인파들이 자연스럽게 단체행동을 지켜봤다. 노조 집행부는 단체행동 참가자들에게 ‘투명하게 소통하라’, ‘이해진이 응답하라’고 적힌 초록색 피켓과 풍선을 배부했다. 노란색 꿀벌 인형 탈을 쓴 노조원들이 피켓을 들고 돌아다니며 기념사진을 함께 찍기도 했다.
노조가 배부한 전단지를 보면 ‘오늘의 점심 오마카세(손님이 메뉴를 고르지 않고 주방장이 알아서 요리해주는 방식을 뜻하는 일본어)’ 메뉴라는 이름으로 이날 쟁의 계획이 나와 있다. 이에 따라 15분 간 단체행동 시간 중 애피타이저 시간엔 구호 배우기, 메인 시간엔 지회장의 한마디와 구호 외치기, 디저트 시간엔 다음 행사 안내와 단체 인증샷 찍기를 진행했다. 구호로는 '투명소통'을 외쳤다.
오세윤 지회장은 “인터넷 게임 업계 최초로 단체행동을 시작하게 돼, (이 자리에 모인 노조원들은) 자부심을 가지셔도 좋다”며 “단체행동, 쟁의 이런 거 많이 들어봤을 텐데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게 단체행동이다”며 운을 뗐다.
오 지회장은 가장 먼저 회사가 직원들과 투명하게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며칠 밤 고생해 준비한 프로젝트가 하루아침에 엎어져도 이유를 들을 수 없었다”며 “프랑스 진출한다고 해서 몇 년 함께 고민했더니, 이제는 베트남이라더라. 그 이유를 들어봤나?”라고 꼬집었다.
관련기사
- 네이버 노사 협정근로자 갈등…상호 양보만이 답2019.02.20
- 네이버 노사, 협정근로자 외 다른 쟁점은 없나2019.02.20
- 네티즌, 인터넷 노조 ‘찬성’ 네이버 파업엔 ‘반대’2019.02.20
- 네이버 내비게이션에 AI 플랫폼 '클로바' 탑재2019.02.20
아울러 오 지회장은 “네이버 서비스는 모든 계열사가 함께 만드는 것인데, 회사를 쪼개고 손자회사 노동에 대해서는 정당한 대우를 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때 (네이버 창립자이자 현재 글로벌투자책임자) 이해진이 책임있게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2주 후(3월 6일)에 볼 일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노사 대화에 진척이 없어) 봐야한다면 이 자리에서 다시 뵙겠다”고 말해 2차 단체행동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