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네이버, 카카오, 넥슨 등 인터넷 기업들의 노조가 설립된 가운데, 중점 협상안을 두고 네이버 노사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자 노조 측은 20일 첫 쟁의행위를 예고한 상태다. 이에 일반 이용자들이 가진 인터넷 노조에 대한 인식과, 노조 측이 가능성을 열어둔 네이버 파업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또 다음 기사에서 노사 양측의 입장과 속내, 원만한 협상 방안은 없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네티즌들은 직원들의 근무여건과 복지 향상 등의 이유로 인터넷 기업들의 노조 설립에 찬성하면서도, 최근 우려가 제기된 네이버 파업에는 부정적인 견해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네이버 노사 측 입장이 첨예한 협정근로자 지정 이슈에 관해서는 네이버의 정상 서비스를 위해 쟁의행위에 참여할 수 없는 최소 근무 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협정근로자란 노조가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때, 서비스 유지를 위해 쟁의행위에 참가할 수 없는 근로자를 뜻한다.
지디넷코리아는 모바일 설문 전문 기업인 오픈서베이와 함께 ‘IT기업의 노조 설립과 파업 가능성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네이버 노조는 지난해 5월 직원 2천여 명의 의견을 수렴해 총 125개 조항이 담긴 단체교섭 요구안을 회사에 전달했다. 하지만 15차례 단체협상 시도가 모두 결렬됐고,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절차에서도 노사 양측은 최종 협상에 실패했다. 이에 네이버 노조는 찬반 투표를 거쳐 이달 20일 첫 투쟁(쟁의)에 돌입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지난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쟁의행위에 있어 파업을 포함해 모든 단체행위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 국내기업·인터넷기업 노조에 대한 인식은?
이번 설문 첫 질문은 국내 기업 노조에 대한 응답자들의 인식을 5점 척도 평가로 물었다. 이에 43.2%(216명)는 ‘보통이다’라는 항목을 선택했으며, 부정적 그리고 긍정적 점수가 동일하게 나타났다. 다만 50대(33.6%) 응답자는 노조에 반대하는 의견이 높은 반면, 20대(35.2%) 응답자는 타 집단 대비 동의하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지난해 특히 더 네이버, 카카오,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 인터넷 기업들의 노조 설립이 줄 이은 가운데, 이에 대한 응답자들의 생각도 질문했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들의 57.0%는 ‘직원 근무 여건과 복지 향상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보기를 선택했다. 이어 ▲직원 이익을 대변한다는 측면에서는 좋지만, IT 산업 특성과 기업 규모 측면에서 시기상조다’(17.2%) ▲별 생각없다(14.2%) ▲노조 설립에 부작용이 적지 않고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업계 특성상 불필요하다(10.6%) ▲기타(1.0%) 순으로 나타났다.
■ 투쟁 시 '최소 근무 인력 있어야' 38.2% vs '파업 제외 인력 없어야' 20.4%
현재 네이버 노사가 갈등을 빚고 있는 주요 쟁점 사항은 협정근로자 지정 여부다. 노조가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하더라도 네이버의 정상적인 서비스 유지를 위해 근무인력을 둬야 한다는 것이 회사 측 주장이고, 그럴 경우 노조 역할과 힘이 무력화 된다는 것이 노조 측 입장이다.
이 같은 양쪽의 입장과 배경을 충분히 설명한 뒤 설문한 결과 응답자들은 ‘최소 근무 인력 정도는 있어야 한다’(38.2%)는 보기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어느 쪽의 입장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25.8%) ▲특정 근로자들이 파업이나 투쟁에서 제외돼선 안 된다(20.4%) ▲네이버 서비스 특성상 충분한 근무 인력이 있어야 한다(15.2%) ▲기타(0.4%) 순으로 조사됐다.
해당 질문에서 기타 응답자들은 “서비스 유지를 위해 최소한의 협정근로자는 필요하나, 이는 사측에서 의도적으로 노조의 힘을 약화시키려는 계획으로 보인다”, “협정근로자 지정이 없어야 그러한(파업 등) 위험이 있어야 회사에서 노조 이야기를 들어볼 것이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 네이버 파업 긍정적 17% vs 부정적 29%
네이버 노조가 파업에 대한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노사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여기에 긍정도 부정도 판단하지 않고 ‘반반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43.2%에 달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어 ▲파업에 부정적으로 생각한다(29.0%) ▲파업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17.0%) ▲별 관심 없다(10.8%)로 나타나 관심이 없거나 판단을 유보한 응답자를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파업에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위 질문에서 긍정적이라고 선택한 응답자들은 “정상적인 법적 절차를 통해 파업을 하는 것은 노동자가 갖는 당연한 권리다”, “회사와의 조율을 위해선 꼭 필요하다”, “쟁의행위 시 노사가 협상이 안 될 때 노조의 최후수단이다”라는 의견을 남겼다.
반면 부정적 보기를 선택한 응답자들은 “현 국내 어려운 경제 사정을 감안해 시기상조이므로 부정적 생각이다”, “IT 기업 특성상 상시관리가 필요한 사항으로, 최소 인력은 유지하고 회사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파업하는 상생 필요”, “이용자와 소상공인들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므로” 등의 생각을 기록했다.
어느 한쪽을 택하지 않은 응답자들은 “양쪽 입장이 다 이해가 된다”, “양측 입장이 다 들어볼만 하지만, 서로 양보해 협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 인터넷 업체다 보니 전원 다 파업할 경우 일반 회사보다 피해가 클 것 같고, 노조 측 입장도 이해 간다”고 답했다.
■ 파업으로 네이버 장애가 생긴다면?...'검색' 가장 불편
끝으로 파업으로 네이버의 정상적인 서비스가 어려워지게 된다면 불편하거나 피해가 우려되는 서비스에 대해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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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응답자들은 ‘검색’(51.2%)을 가장 많이 꼽았고, ▲정보 및 콘텐츠(뉴스, 동영상, 웹툰, 스포츠, 연예) ▲네이버페이 등 결제(37.4%) ▲이메일(30.6%) ▲쇼핑(22.4) ▲블로그나 카페 등 커뮤니티(21.4%) ▲밴드, 라인 등 SNS 및 메신저 서비스(19.4%) ▲기타(0.8%)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은 지난 13일 진행됐으며, 20~50대 남녀 1천902명 중 500명이 응답했다. 표본오차는 ±4.38% (95% 신뢰수준)다. [☞오픈서베이 결과 보기: IT기업의 노조 설립과 파업 가능성에 대한 인식 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