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왜 유독 뉴스 구독 서비스에서만 매출의 50%를 가져가는 걸까?
애플이 오는 3월 제품 공개 행사 때 넷플릭스 방식의 유료 뉴스 구독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새롭게 선보일 애플 뉴스 서비스는 월 구독료를 지불하면 모든 뉴스를 볼 수 있게 된다. 넷플릭스가 동영상 시장에서 적용하고 있는 바로 그 방식이다.
그 동안 모바일 시장에서 뉴스 유료 구독 서비스는 성공을 거둔 사례가 많지 않다. 하지만 서비스 주체가 애플이란 점에서 새로운 모델이 정착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서비스를 둘러싼 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애플이 뉴스 구독매출의 50%를 가져가는 방식 때문에 논란이 뜨겁다.
■ 작년 인수한 텍스처가 뉴스 서비스 기반
물론 중소 미디어들은 매출 절반을 가져가는 방식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유료 구독 서비스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체 플랫폼 경쟁력이 미약하기 때문에 50% 수수료를 내더라도 이득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같은 대형 매체들의 입장은 다르다. 자칫하면 애플 플랫폼에 종속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수수료 50%를 내면서까지 동참하기엔 부담스러운 부분이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뉴욕타임스 등 일부 대형 매체들은 수익 배분 비율을 놓고 애플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애플은 왜 구독료 수입의 50%나 가져가는 걸까?
실제로 이 비율은 애플의 다른 서비스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애플은 앱스토어에선 매출의 15~30%를 가져간다.
동영상 사업자인 HBO 역시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올린 매출의 15%만 수수료로 낸다. ‘에픽 게임스’ 개발자인 포트나이트나 음악 스트리밍 앱 스포티파이 역시 앱스토어 매출의 70~85% 가량을 가져간다. 수수료 비율이 많아야 30% 수준이란 얘기다.
애플이 넷플릭스 방식 뉴스 구독 서비스에 대해 수수료 50%를 부과하는 것은 이례적일 정도로 높은 비중인 셈이다.
그렇다면 수수료 50%를 적용하는 애플의 논리는 뭘까? 미국 IT 전문 매체 리코드는 애플이 지난 해 인수한 텍스처(Texture)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텍스처는 원래 콘테나스트, 허스트, 메레디스 등의 출판사업자들이 2009년 ‘잡지계의 넷플릭스’를 표방하면서 만든 앱이다. 월 구독료를 낸 가입자들은 모든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했다.
텍스처의 매출 분배 방식은 독특했다. 공동 참여사들에겐 전체 월간 매출의 10%를 분배했다. 기사 이용 건수 등을 기준으로 적절하게 분배했다.
콘텐츠만 제공한 다른 사업자들에겐 전체 매출의 50%를 분배했다. 이 매출은 각사 콘텐츠 이용자 수 등을 기준으로 나눴다.
■ 뉴욕타임스 등과 팽팽한 대립…어떤 해법 나올까
애플이 새롭게 선보일 유료 구독 서비스의 근간이 되는 것이 바로 텍스처다. 따라서 애플 입장에선 텍스처에서 사용한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앱스토어 수익 분배 방식과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논리엔 허점도 적지 않다고 리코드가 꼬집었다. 비슷한 모델인 애플 뮤직에선 매출의 70%를 음반 사업자에게 지불하기 때문이다.
좀 더 설득력 있는 주장은 따로 있다. 애플이 뉴스 서비스 가입자를 수 백 만명 확보할 때까지 상당한 시간 동안 서비스 홍보 작업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애플 뮤직 때도 가입자 5천만 명을 확보할 때까지 무료 시범 서비스를 비롯한 다양한 홍보 기간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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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런 논리에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같은 대형 매체들이 선뜻 동의하기 힘들단 점이다. 이미 상당한 수준의 디지털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매출 절반을 수수료로 가져가는 서비스에 동참할 유인이 크지 않은 편이다.
과연 애플과 미디어 기업들은 이런 견해 차이를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 3월 출범을 앞둔 넷플릭스 방식 뉴스 유료 구독 서비스를 선보일 애플이 어떤 묘수를 꺼낼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