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브리지 컨설턴트, 기술 컨설팅으로 기업 혁신 돕는다

[인터뷰] 마일즈 업튼(Miles Upton) 캠브리지 컨설턴트 아시아 총괄 책임자

디지털경제입력 :2019/02/08 07:47    수정: 2019/02/13 23:36

삼성, LG, 엔비디아, 히타치, 필립스, 보쉬, 나이키. 모두 각 산업 분야에서 내노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이다. 캠브리지 컨설턴트(Cambridge Consultants)는 이같은 기업들에 기술 컨설팅을 제공하는 연구개발(R&D) 전문기업이다. 쉽게 말해 고객사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연구개발 아웃소싱 기업이다. 시장에 직접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으니 핵심 인력 850여명 중 마케팅이나 제품 매니저 인력은 한 명도 없다. 대다수가 과학자 아니면 수학자, 엔지니어다.

1960년 영국에 설립된 캠브리지 컨설턴트는 주로 유럽, 북미 지역에서 활동하다 2013년부터 싱가포르, 일본 중심으로 아시아에도 진출했다. 두 나라와 한국의 기술, 경제 수준이 성숙해 첨단 기술 컨설팅 수요가 충분히 감지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기자와 만난 캠브리지 컨설턴트 아시아 총괄 책임자인 마일즈 업튼 박사는 “우리 회사는 아시아의 사업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국에도 유수 기업들이 많은데 함께 기술 협력할 수 있길 바란다”며 “캠브리지 컨설턴트는 로보틱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5G, 에너지, 합성생물학,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군에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마일즈 업튼(Miles Upton) 캠브리지 컨설턴트 아시아 총괄 책임자.(사진=캠브리지 컨설턴트)

캠브리지 컨설턴트는 지난해 5월 서울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진출 의지를 밝혔다. 이미 몇몇 국내 주요 기업, 기관들이 접촉해와 협력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다.

기술 컨설팅 기업 특성상 캠브리지 컨설턴트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약 95%는 대외비다.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기술 지적재산권(IP)도 고객사로 넘어가 회사 기술력을 시장에 알리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기술 역량과 신뢰성으로 기존 고객의 상당수가 후속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예로 필립스는 30년 고객사로 1~2년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시한다. 캠브리지 컨설턴트는 한국에서도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데이터 저장·AI·로봇 등 다양한 역량 보유

업튼 박사는 캠브리지 컨설턴트가 국내 기업들에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사진=캠브리지 컨설턴트)

업튼 박사는 반도체와 전기전자 산업 선도국이자 AI, 자율주행,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에 빠르게 대응하는 한국에 주목했다. 기술 혁신에 목마른 국내 기업들에 캠브리지 컨설턴트가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자신이다.

캠브리지 컨설턴트는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차세대 고용량 스토리지 기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부터 미국 스타트업 카탈로그 테크놀로지와 DNA 기반 데이터 저장장치 기술을 개발 중이라는 설명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현재 저장 기술보다 훨씬 더 오래, 더 적은 전력으로 대용량 디지털 데이터를 DNA 분자에 온전하게 보관하는 기술 개발이 목표다. 하나의 합성 DNA 시험관에 10테라바이트(TB) 용량의 데이터를 저장해 2천년 동안 보관하고 저장 속도는 24시간 내 1테라비트(Tb)급으로 구현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과제를 달성하면 엄청난 전력을 소모하는 냉각 시스템과 넓은 공간이 필수적인 데이터센터는 더 이상 필요 없다.

업튼 박사는 “데이터 저장의 핵심 문제는 데이터를 얼마나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느냐”라며 “당장 CD 수명도 수십 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DNA는 5천년 전 정보도 보관할 수 있다”며 “고객사가 DNA 저장장치 아이디어를 내고 우리 회사가 기술 협력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DNA 저장장치의 또 다른 도전 과제는 저장된 데이터를 사람들이 빨리 읽고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DNA에선 이같은 기술 구현이 어려운데 우리 회사가 이 부분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튼 박사는 이 기술이 고도화, 상용화되면 메모리 시장에 엄청난 파급효과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메모리 기술의 데이터 처리량이나 속도를 보면 DNA 기반 기술이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아직 개발 단계지만 시간이 지나 데이터 저장, 읽기 속도가 빨라진다면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캠브리지 컨설턴트는 20여년간 연구한 AI와 센서 기술로 국내 반도체나 정밀 부품 등 품질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튼 박사는 “정보기술(IT) 관련 제품 제조기업에선 제조 과정에서 생산품 결함을 확인하는 공정이 중요하다”며 “이 공정을 사람이 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회사 기술을 활용하면 신속하고 더 높은 확률로 제품 결함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캠브리지 컨설턴트는 자사 AI와 센서 기술력을 시장에 알리기 위해 영상 실시간 보정 솔루션 프로토타입 ‘딥레이(DeepRay)’와 로봇 AI플랫폼 ‘제라드(Gerard)’, 원격 환자 스트레스 측정 플랫폼 ‘베럼(Verum)’ 등을 지난해 공개하기도 했다.

딥레이는 왜곡되거나 해상도가 낮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정해주는 기술로 자율주행차나 로봇, 보안 카메라 등에 활용할 수 있다.(사진=캠브리지 컨설턴트)

딥레이는 왜곡되거나 해상도가 낮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정해주는 기술로 자율주행차나 로봇, 보안 카메라, 생산 모니터링 시스템, 의료 영상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제라드는 사람 음성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손동작이나 주변 환경을 인식해 유연하게 명령을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이 “불 좀 켜줘”라고 말하며 손으로 특정 조명을 가리키면 제라드가 해당 조명 불을 켜는 식이다. 베럼은 원격으로 환자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해 임상 시험의 효용성을 높인다.

업튼 박사는 “우리 회사는 20여년 전부터 AI를 연구해왔다. AI나 머신러닝이라는 용어가 일반인에게 알려진 것은 3~4년 전부터지만 우리는 훨씬 전부터 AI가 우리 삶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하고 기술 개발에 투자해왔다”며 “현재 기업들이 내놓는 대다수 AI 애플리케이션들은 구글 등에서 API 등을 빌려온 것이라 차별화되지 않는다. 기능도 단순하고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우리 회사는 더 복잡한 AI 기능, 활용을 연구한다. 현재 클라우드에서 제공되는 AI 서비스를 넘어 말단 기기에서 AI 서비스를 지원하는 엣지 컴퓨팅 기술도 활발하게 연구 개발 중”이라며 “고객사에 경쟁력을 제공하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라드는 사람 음성뿐만 아니라 손동작이나 주변 환경을 인식해 유연하게 명령을 수행할 수 있다.(사진=캠브리지 컨설턴트)

■ 시장보다 앞서 IoT·블루투스 기술도 개발

캠브리지 컨설턴트는 한국 기업들이 과연 구현 가능한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거나 아직 시장에서 정의하지 못한 기술도 함께 연구 개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미 시장이 형성되기 전 혁신 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사례도 있다는 설명이다.

업튼 박사는 “캠브리지 컨설턴트는 항상 신기술을 개발해왔다. 개발 단계 땐 과연 앞으로 주목 받을 만한 첨단 기술인지 알 수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보니 혁신 기술들이었다”며 “IoT라는 개념이 나오기 전인 1996년 배터리 하나로 2년간 작동하는 칩을 연구개발했다. 당시엔 굉장한 기술이었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개발한 블루투스 칩 기술로 스핀아웃한 기업 CSR이 퀄컴에 인수된 사례도 있다. 업튼 박사는 “블루투스 기술이 향후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앞서 기술을 연구했다. 해당 기술력을 가지고 분사한 기업 CSR이 2002~2003년엔 IoT 시장의 선두기업이 됐다”며 “퀄컴이 2014년 25억 달러(약 2조8천125억원)에 인수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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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브리지 컨설턴트는 온갖 산업 분야에서 기술 융합, 경쟁이 이뤄지는 현재 한국 파트너사에 글로벌 경쟁 우위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튼 박사는 “캠브리지 컨설턴트는 이미 60여년간 미국, 유럽은 물론 싱가포르, 일본의 많은 다국적 기업들의 기술 파트너로 활동해왔다”이라며 “일본에서도 이미 14여개 파트너를 확보했다. 한국 기업들과도 적극 협력해 혁신 기술 개발을 돕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