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최고 수준의 전기차 충전 여건?..확인해보니 정반대

고속도로 휴게소 내 다수 신형 충전기..전원 꺼진 채 방치

카테크입력 :2019/02/06 10:30    수정: 2019/02/06 15:06

“환경부는 보다 많은 국민들이 전기차를 구매하도록 고속도로 휴게소에 2기 이상씩 급속충전기를 설치하는 등 최고 수준의 충전여건을 구축했고, 보조금 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했다.”

환경부 대기환경과가 지난달 31일 배포한 보도자료 내용 중 일부다.

하지만 지디넷코리아가 직접 설 연휴 전국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 7곳을 확인해본 결과, 환경부 설명과는 정반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자고속도로인 광주원주고속도로 휴게소들은 아직까지 충전기가 단 1대만 설치됐을 뿐, 충전기 추가 설치 공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기광주휴게소 원주방향의 경우, 장애인주차구역 바로 옆에 충전기가 운영중이며, 양평휴게소 원주방향도 주유소 바로 옆에 충전기가 운영되지만 추가 설치 공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경기광주휴게소 원주방향은 급속충전기가 단 한 대만 설치됐을 뿐, 추가 공사가 이뤄지는 모습은 없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양평휴게소 원주방향도 전기차 급속충전기가 단 한 대만 있을 뿐, 추가 설치된 충전기는 없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한국도로공사가 운영중인 영동고속도로 휴게소들의 경우 새 급속충전기가 설치됐으나 아직까지 운영이 되지 않는 곳이 많았다.

횡성휴게소 강릉방향, 평창휴게소 강릉방향, 횡성휴게소 인천방향은 각각 새 급속충전기가 설치됐다.

횡성휴게소 강릉방향과 평창휴게소 강릉방향은 ‘조속히 가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문구만 충전기에 부착했다. 언제부터 이 충전기가 운영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문은 없다. 대신 횡성휴게소 강릉방향 충전기는 내달 19일부터 ‘전기자동차 충전방해금지제도 안내’ 단속 안내문만 부착됐다.

횡성휴게소 인천방향은 한 때 구형 급속충전기 바로 옆에 흡연구역 부스가 설치돼 논란이 컸던 곳 중 하나다. 논란이 커지자 한국도로공사는 해당 흡연부스를 철거했고, 흡연부스 자리에는 신형 급속충전기가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 신형 급속충전기는 전원이 꺼져있었고, 언제부터 가동되는지에 대한 안내문이 부착되지 않았다. 심지어 이 급속충전기 바로 앞에는 트랙터가 주차됐다.

강원도 횡성휴게소 강릉방향에는 신형 급속충전기가 설치됐으나, 아직 가동이 되지 않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평창휴게소 강릉방향도 신형 급속충전기가 설치됐지만, 아직 가동이 되지 않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여주휴게소 인천방향은 신형 급속충전기 두 대가 설치됐다. 한 충전기에는 코나 일렉트릭 전기차가 충전중이었지만, 다른 충전기는 아직 운영이 되지 않았다. 이 곳 역시도 언제 가동되는지에 대한 안내문이 부착되지 않았다.

경기도 이천시 덕평자연휴게소 인천방향은 방문객이 많은 곳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충전기가 단 한 대만 설치됐다. 추가로 설치중인 모습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기도 여주휴게소 인천방향에 설치된 신형 급속충전기는 아직 가동이 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강원도 횡성휴게소 인천방향에 신형 전기차 급속충전기가 설치됐으나, 이 곳은 아직 가동되지 않고 있다. 신형 충전기 앞에는 트랙터가 주차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방문객이 많은 편에 속하는 경기도 이천시 덕평자연휴게소 인천방향은 아직도 전기차 충전기가 단 한 대만 설치된 상황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지디넷코리아가 살펴본 충전기 뿐만 아니라 섬진강휴게소 등 다른 휴게소도 충전기가 설치됐지만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섬진강휴게소 부산방향은 “한국전력공사에서 전기인입공사가 지연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는 안내문구를 부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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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운영하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이트(ev.or.kr)를 보면, 전기차 충전기 위치 정보 검색은 가능하지만, 충전소 별 충전기 수를 검색하는 기능이 없다. 또 신규 충전기 운영 시작 날짜 등 세부적인 안내사항이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환경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2022년까지 전기차 급속충전기 1만기를 확충한다는 계획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