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한국판 CES' 무엇을 남겼나

출전 기업·관람객 "미비점 보완해 지속 희망"

디지털경제입력 :2019/01/31 17:30    수정: 2019/02/01 09:45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 참석했던 국내 기업들의 제품을 볼 수 있는 '한국 전자IT산업 융합 전시회'가 3일간의 짧은 일정을 마감했다.

이 행사는 CES에 참가한 국내 기업들의 제품과 기술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다시 소개한다는 취지 아래 정부 주도로 진행됐다. 일각에서는 '급조된 행사', '졸속 운영' 등 비판도 적지 않았지만 기술 접근성 격차 해소와 IT 기술 관련 인식 제고 등에도 나름의 역할을 다했다는 평가 또한 존재한다.

한국 전자IT산업 융합 전시회가 열린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알림1관 전경. (사진=지디넷코리아)

출전 기업과 관람객들 역시 "일부 미비한 점이 있었지만 이를 보완해 내년에도 같은 성격의 행사가 다시 열리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 "국민들에게 CES 혁신 기술 체험 기회의 장으로..."

한국 전자IT산업 융합 전시회는 CES 2019에서 전시됐던 국내 IT 기업과 스타트업의 핵심 제품과 혁신 기술을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진행됐다.

이 행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아래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네이버랩스를 비롯해 중견·중소기업 및 스타트업 등 총 35개사가 참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행사장을 직접 찾아 각 부스를 둘러보기도 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행사 첫 날인 29일 오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행사장을 찾아 각 부스를 둘러보고 'ICT혁신과 제조업의 미래 간담회'에 참석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마이스터고 학생들, ICT분야의 대학(원) 생, 정부관계자 등과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국민들이 라스베이거스까지 가지 않고도 혁신제품을 볼 수 있도록 국내에서 다시 한 번 전시를 열어 주신 것에 대해서도 깊이 감사 드린다"며 혁신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에 감사를 표했다.

폐막일인 31일에는 임대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행사장을 찾아 출품 기술과 제품을 직접 관람하기도 했다.

■ 초기 불협 화음에도 관람객 평가는 '호의적'

행사 첫 날에는 일부 기업들의 시연용 기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장비를 시연하기 어려운 장소 선정으로 잡음이 불거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정부 주도로 급조된 행사',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실제로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반응은 이같은 평가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31일 초등학생 자녀를 동반하고 행사장을 찾은 30대 부부는 "평소 방송이나 뉴스로만 접하던 제품을 실제로 볼 수 있었고 자녀 교육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폐막일인 31일 임대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행사장을 방문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초중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도 행사장을 많이 찾았다. 현장에서 만난 서울 시내 대학에 재학중인 한 대학생은 "5G 스마트폰 시제품 등 전공 분야와 관련된 제품을 시간이나 비용 걱정 없이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답했다.

이번 행사는 노년층의 IT 격차를 일정 부분 줄이는데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사진=지디넷코리아)

IT 등 첨단기술에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노년층도 행사장을 방문하는 등 세대 간 기술 격차를 줄이는 데도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홍채를 인식하는 치매 예방 기술을 전시한 국내 중소기업의 부스에도 이를 시연하려는 관람객들이 몰려 많은 관심을 보였다.

CES 2019를 실제로 참관한 국내 IT 언론사 기자들도 행사의 취지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경제지 기자는 "살인적인 취재 일정 때문에 차분히 볼 수 없었던 제품, 혹은 놓쳤던 제품을 재발견하는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 "일회성에 그치기보다는 보완과 소통 통한 정례화를..."

실제 행사에 참석한 기업 관계자들은 이번 행사가 일회성에 그치는 것을 원치 않는 분위기다. 전시물이나 프로그램 등 CES 2019에 출품했던 각종 기기와 자원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거리나 비용 문제로 접근이 불가능했던 국내 관람객들을 모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오히려 비용보다는 전시 부스에 배치될 인력 운용이 더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일정 부분 홍보 효과가 기대되어도 평일에 행사가 진행되다 보니 업무 공백이 발생하기 때문에 인력 배치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출전 기업들은 행사 일정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3일간 진행된 행사 일정도 일정 부분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형 부스로 출전한 국내 기업 관계자는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전시장을 많이 찾았지만 생활가전 제품을 전시하는 특성상 구매력을 갖춘 20~30대 관람객 비중이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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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방식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30일 행사를 참관한 IT 전문 작가 최필식씨는 "이번 행사는 시기와 규모 면에서 '쇼케이스 행사'로 볼 수 있으며 이 점을 감안해 'DDP CTS(컨슈머 테크놀로지 쇼케이스)'등의 이름을 붙이고 부스 디자인을 달리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