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S&P 500 기준 미국 주식 시장은 -5.1%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미술품 시장은 10.6% 수익률을 기록했다. 유명 미술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오를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했을 때도 하락폭이 작은 안전 자산이다.
작게는 수천만 원에서 크게는 수백억 원을 호가하는 가격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문턱이 높은 투자 자산이기도 하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미술품 공동 소유 플랫폼은 미술품 투자 시장의 저변을 늘려나가기 위한 시도다.
고가의 미술품을 한 명이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수백 명의 사람들이 공동으로 소유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적은 금액으로도 미술품 구매에 참여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미술품 한 점이 아닌 여러 미술품에 분산투자할 수 있어 투자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국내에서는 작년 말 미술품 공동 소유 플랫폼 아트투게더가 피카소 작품의 지분을 판매했고, 비슷한 시기 아트앤가이드가 김환기의 산월의 지분을 성황리에 판매하였다. 1월 말에는 프로라타아트가 조지 콘도의 The Antipodal Explorer 지분을 판매하는 것으로 미술품 분할소유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해외의 경우 미국의 마스터웍스가 모네와 앤디워홀 작품의 지분을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미술품 공동 소유 플랫폼들은 대부분 블록체인 기술을 이미 도입하였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지분 발행 및 거래 내역을 투자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어 투명성 및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또 서로 다른 공동 소유 플랫폼들이 발행한 미술품 지분을 거래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거래소 설립을 통해 시장에 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여러 미술품들이 토큰화되고 나면, 미술품 투자 펀드나 미술품 지분 담보 대출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로 확장도 가능하기 때문에 디지털 가치에 기반한 새로운 비즈니스들이 생기게 될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미술품 토큰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미술품의 진위 여부는 신뢰할 수 있는 감정 기관의 평가가 필요하고, 미술품의 보관 및 관리도 신뢰와 전문성이 필요하다. 현재 미술품 공동 소유 플랫폼은 미술품을 구매할 때 옥션에서 발급받은 인증서를 공개하고, 별도의 전시공간을 마련하여 지분 구매자들이 구매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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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미술품 공동 소유 플랫폼 등장은 단순히 투자 확대에 그치지 않고, 미술 시장 전반의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한다. 미술품 투자를 통해 내가 투자한 작품과 작가에 대해 관심이 생기면 지분 투자 외에도 미술 전시나 작가 후원 등 여러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공장소에 설치되는 예술품을 지역주민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작품을 매매할 때 투표를 통해 수익금 활용처를 지역주민이 정할 수도 있다. 이러한 미술품 공동 소유는 예술의 적극적 향유는 물론 커뮤니티 참여를 독려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미술품의 토큰화는 투자 기회의 확대뿐만 아니라 예술을 즐기는 방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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