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파트너스 “암호화폐 25%는 장외거래, 시장 성장가능성 커”

"암호화폐 장외거래 시장 한 달 거래 규모 약 44조원"

컴퓨팅입력 :2019/01/25 11:54    수정: 2019/01/25 11:54

암호화폐 가격 하락으로 거래량이 크게 감소했는데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장외거래(OTC) 시장은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ICO시장이 위축되면서 ICO 프로젝트를 현금화하려는 OTC 수요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전망이다.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는 24일 암호화폐 장외거래 시장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장외거래란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당사자 간 직접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전통 금융시장에서의 장외거래는 상장되지 않은 기업의 주식을 직접 팔기도 하고, 채권 시장의 경우는 중개자가 매매 수요가 있는 딜러와 트레이더를 연결해준다.

암호화폐 장외거래시장은 채권 장외 시장처럼 딜러와 트레이더를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얻는다.

골드만삭스가 투자한 블록체인 기업 서클은 지난해만 240억 달러(약 26조원) 규모의 장외 거래를 체결했다. 현재 시장 평균 수수료인 2%로 계산했을 때, 지난해 거래 수수료만 5천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체 암호화폐 거래의 25% 정도가 장외에서 거래된다. 상위 10개 거래소의 지난 한 달간 거래량은 약 1천 198억 달러(약 130조원)로, 그 중 장외 시장은 월 400억 달러(약 44조원) 규모로 추정됐다.

리서치 센터는 “녹록치 않은 환경 속에서도 장외거래 시장은 성장해왔고, 앞으로 비트코인 선물, ETF 출시 등으로 시장의 모멘텀도 남아있다”며 “채권시장의 장외거래 비중이 70% 이상인 걸 고려했을 때, 암호화폐 시장의 장외 거래도 성장할 여지가 많다”고 전망했다.

채권시장의 장외거래 비중을 암호화폐 장외거래 시장에 적용하면, 한 달 동안 1천 200억 달러를 거래할 수 있다. 또 거래수수료를 2%로 감안했을 시, 지난 한 달간 8억 달러의 수수료 수익이 24억 달러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암호화폐 장외시장은 ▲대량 코인을 구매하려는 기관 투자자 ▲모금액을 현금화하려는 ICO업체 ▲암호화폐 유동성 공급이 필요한 신생 거래소 ▲채굴한 코인을 현금화하려는 채굴업체가 주요 거래자다.

특히, ICO 전후의 이더리움 물량 확보와 처분을 위해 장외시장을 찾는 거래자가 많다는 설명이다.

한대훈 체인파트너스 파이낸스 그룹장은 “거래소를 두고 장외 거래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는 가격과 거래 편의성 때문”이라며 “시중 거래소에서는 유동성 확보 문제, 가격변동성 문제 등으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거나 손해를 볼 수 있는 반면, 장외거래 시장은 원화 같은 법정화폐로 지정호가에 거래가 가능해 선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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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그룹장은 장외거래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 문제를 지적하며, 업체 선정은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장외시장은 주로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비공개적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고객확인의무(KYC), 자금세탁방지(AML)를 생략하거나 직거래로 대신하는 등 불완전 거래가 만연해 무기 밀매, 자금 세탁 등 불법 자금 거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는 기업이 KYC, AML을 엄격히 요구하는지, 지급보증과 수탁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장외거래 업무 경험이 있는 금융권 출신 전문가가 있는지 등을 기준으로 업체 선정을 신중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