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50억달러' 집단소송 위기 모면하나

美항소법원, 중간항소 허가…FTC 소송 변수될까

홈&모바일입력 :2019/01/24 17:10    수정: 2019/01/24 22:06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반독점 공방 중인 퀄컴이 항소법원에서 의미 있는 판결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이 퀄컴과 FTC 간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제9 연방순회항소법원이 2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루시 고 판사의 집단소송 인증에 대한 퀄컴의 중간 항소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포스페이턴츠, 로닷컴을 비롯한 주요 매체들이 보도했다.

(사진=씨넷)

■ "2억5천만명 집단소송 전례가 없다" 주장 받아들여져

퀄컴은 현재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에서 FTC와 반독점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FTC가 2017년 1월 제기한 이번 소송은 퀄컴의 특허 라이선스 관행 등이 핵심 쟁점이다. FTC는 퀄컴이 모바일 칩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퀄컴과 FTC 간 소송은 배심원 없이 판사 혼자 진행하고 있다. FTC가 배상금 요구 없이 퀄컴의 부당행위를 금지해달라는 요구만 한 때문이다. 재판은 삼성과 애플 간 특허소송을 담당했던 루시 고 판사가 진행한다.

그런데 퀄컴은 이번 소송 외에도 소비자들의 집단소송에도 함께 연루돼 있다. 이들은 퀄컴의 부당 행위로 소비자들이 과도하게 비싼 가격을 부담했다면서 피해 배상을 요구한 상태다.

루시 고 판사는 지난 해 9월 소비자들이 제기한 소송을 집단소송으로 인정한다는 결정을 했다. 소송 참여 집단은 최근 8년 동안 미국에서 한 개 이상 스마트폰을 구입한 사람으로 규정했다.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집단소송 참가자는 최대 2억5천만명에 이른다. 1인당 20달러 배상할 경우 퀄컴은 최대 50억 달러 벌금을 부과받을 수도 있다.

퀄컴 공동 창업자인 어윈 제이콥스가 캘리포니아북부지역법원에서 열린 FTC와 반독점 소송에서 증언하고 있다. (사진=씨넷)

이 판결에 대해 퀄컴은 지난해 10월 제9순회항소법원에 중간 항소를 제기했다. 중간항소란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에 항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퀄컴은 제9순회항소법원에 접수한 항소장에서 루시 고 판사의 집단소송 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2억5천만명을 대상으로 한 집단소송은 유례가 없다는 점 등을 들어 항소법원이 집단소송 인정 여부를 다시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제9순회항소법원은 퀄컴의 이같은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퀄컴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집단소송으로 인정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에 대해 심리하게 됐다.

■ FTC 소송과 직접관계는 없어…퀄컴엔 절차상 나쁠 건 없어

루시 고 판사는 당초 퀄컴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을 6월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다. 집단소송은 FTC가 퀄컴을 상대로 제기한 모바일 칩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등의 이슈가 그대로 적용된다.

하지만 퀄컴이 제9순회항소법원에서 중간항소 허가를 받음에 따라 1심 재판 일정이 연기될 전망이다. 루시 고 판사가 항소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온 뒤 1심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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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법원의 이번 결정은 현재 진행 중인 FTC와의 반독점 소송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집단소송 인정 여부에 대해서만 항소법원이 새롭게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소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퀄컴은 재판 절차 측면에서 종전보다는 나은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고 포스페이턴츠가 전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