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올해 출시할 아이폰에 삼성전자의 5G LTE 모뎀을 사용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고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실은 퀄컴과 연방거래위원회(FTC) 간의 소송 과정에서 공개됐다.
애플 공급망을 책임지고 있는 토비 블레빈스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에서 열린 퀄컴과 FTC 간 소송 증언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폭로했다고 맥루머스를 비롯한 외신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블레빈스는 이날 애플이 2019년 아이폰에 삼성전자를 비롯해 미디어텍, 인텔 등의 5G LTE 모뎀을 함께 사용하는 것을 고려했다고 증언했다.
애플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아이폰에 퀄컴 칩만 사용했다. 하지만 퀄컴과 특허 분쟁이 본격화된 2016년부터 독점 공급 관계를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2016년 출시된 아이폰7에는 퀄컴 뿐 아니라 인텔 칩도 함께 사용됐다. 최근 출시된 아이폰 모델들은 전부 인텔 칩만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증언에 따르면 애플이 인텔 뿐 아니라 삼성전자 등 다양한 업체들의 모뎀을 함께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한 것으로 드러났다.
블레빈스는 애플이 퀄컴과 독점 계약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때부터 칩 공급업체를 다양화하려고 했다. 하지만 퀄컴이 특허 라이선스 대가로 많은 리베이트를 제공했기 때문에 이런 계획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진행 상황도 함께 공개됐다.
애플은 2013년 아이패드 미니2에 인텔 모뎀을 탑재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인텔 칩을 탑재할 경우 퀄컴으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었다. 결국 퀄컴의 리베이트 때문에 인텔 칩이 경제적으로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한 상태가 돼 버렸다고 블레빈스는 주장했다.
이후 퀄컴과 특허 분쟁이 본격화된 뒤에도 애플은 인텔이 아이폰의 유일한 칩 공급업체가 되는 상황을 원하진 않았다고 그는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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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블레빈스가 2019년 출시 아이폰에 5G LTE 모뎀 공급망 다양화 계획을 공개했다고 해서 이 증언이 곧바로 애플이 올해 5G 아이폰을 출시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맥루머스가 전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2020년 경에나 5G 아이폰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