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품질·규격 미달 USB-C 케이블을 기기 연결 전에 감지해서 이용자에게 미리 알려주는 기능이 이르면 올해 중순 이후부터 추가된다. USB 관련 업계 표준 단체인 USB-IF(시행자 포럼)가 최근 이런 안을 담은 표준안을 공개했다.
이 표준안이 시행되면 규정 이상·이하의 전류를 공급하는 케이블을 기기 연결 전에 감지해 차단할 수 있다. 또 디지털 인증서가 위조되거나 손상된 저장장치를 차단해 악성 코드 감염도 미연에 방지 가능하다.
■ USB 기기들, 과충전·과열, 악성코드 위협에 노출
USB 저장장치 등 주변기기를 위장한 기기가 PC나 스마트폰에 연결되어 메인보드를 망가뜨리거나, 악성코드 감염을 일으키는 사례는 그동안 많이 보고되었다. 또 부실한 저가 충전 케이블이 충전기나 연결된 기기를 망가뜨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USB-C 규격이 보급되기 시작한 초창기에는 일부 규격을 벗어난 USB A to C 케이블이 문제를 일으켰다. 고속 충전 기능 활성화를 위해 규정되지 않은 저항을 적용해서 노트북 단자를 망가뜨린 사례가 출현하기도 했다.
USB-IF가 지난 1월 초 공개한 USB-C 인증 프로그램은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 기기들이 비호환 충전기로 인해 과충전이나 과열되는 것을 막고 악성코드나 펌웨어를 주입하도록 설계된 하드웨어로 피해를 입는 상황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 기기 연결 전 이상 유무 먼저 확인
USB-IF가 공개한 시안에 따르면 USB-C 인증 과정은 다음과 같이 작동한다.
1) 이용자가 PC나 스마트폰, 충전기 등에 USB-C 케이블을 연결2) 케이블이 연결된 기기에서 규정된 전압이나 전류 준수 여부를 확인3) 케이블이 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① 데이터와 전원 공급을 모두 차단② 데이터 교환은 차단하고 낮은 수준의 전류만 공급
이런 일련의 과정은 두 기기가 케이블을 통해 연결되어 데이터나 전원을 주고 받기 이전에 실행된다.
■ USB 기기는 디지털 인증서 확인
이 인증 과정은 USB-C 케이블로 연결되는 기기 사이에서 일어난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컴퓨터가 이상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USB 충전기와 연결을 거부할 수 있다. USB-C 인증 과정은 케이블 뿐만 아니라 플래시 메모리 등 저장장치에도 적용될 수 있다.
또 노트북 컴퓨터에 USB-C 이동식 저장장치나 스마트폰을 연결해 파일을 복사할 때도 인증 과정이 작동할 수 있다. 저장장치나 스마트폰에 내장된 디지털 인증서를 검사한 다음 인증서에 문제가 있으면 아예 연결을 거부하는 것이다.
기기 검증과 인증서 관리는 제3자 기관인 디지서트가 담당한다. 해당 USB-C 기기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인증서를 발급하면 이를 펌웨어 등에 내장하는 방식이다.
■ USB 주변기기 제조 단가 상승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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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IF는 새 인증 프로그램이 적용된 USB 주변기기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출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런 인증 프로그램은 일부 제조사들이 자체 제조한 '정품' 케이블이나 충전기 이외에 연결을 거부하는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 또 인증서 발급 등으로 USB-C 주변기기의 단가가 일정 부분 상승할 가능성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