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반도체 원재료인 실리콘 웨이퍼 시장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통계 자료가 나왔다. 최근 미·중 무역갈등의 여파로 웨이퍼 공급이 원활치 않은 등 시장의 저항을 맞이한 중국이 자체적으로 웨이퍼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이 한국 등 경쟁국과 비교해 반도체 생산능력(CAPA)은 뒤쳐지는 상황에서도, 활발한 내수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시장 성장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주목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의 지난해 '중국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전망(China Semiconductor Silicon Wafer Outlook)'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내년까지 전세계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은 신규 팹(Fab·반도체 생산시설) 프로젝트를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에 1개월 기준 230만 웨이퍼(wpm)에 불과했던 중국의 팹 설비 생산능력은 내년 400만 wpm으로 연평균 1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중국 내 기업과 해외 기업의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와 메모리반도체 프로젝트 활성화에 힘입은 결과라고 SEMI는 설명했다.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장을 보인 중국은 최근 몇 년간 전 공정(front-end) 반도체 팹과 특정 핵심 소재 시장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특히 지난해 중국은 투자규모 측면에서 대만을 추월, 한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자본 설비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최근 2년간 상위 5개 웨이퍼 생산업체가 중국 시장 공급을 제한하면서 중국 내 웨이퍼의 공급이 넉넉치 않게 됐다. 이에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현지 웨이퍼 공급망 구축을 핵심 계획으로 수립하고 다수의 실리콘 웨이퍼 제조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해 왔다.
SEMI는 "중국 내 실리콘 공급업체들은 현재 150밀리미터(mm) 이하 웨이퍼를 충분히 공급하고 있다"며 "특히 일부 공급업체들은 주요 대구경 웨이퍼 제조 성과를 달성해 200mm·300mm 실리콘 제조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웨이퍼 시장 공급이 다시 활성화된 이유는 웨이퍼 가공 기술과 생산능력에서 경쟁국보다 뒤쳐진 상황에서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자국 내 수요와 이를 정부 정책이 뒷받침해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 새해 반도체 '上低下高'...인력·기술 유출 심화2019.01.11
- 중국! 중국! 중국!...삼성, 부품·세트 동반 위기론 부각2019.01.11
- 삼성·SK, 반도체 설비투자 20% 줄인다2019.01.11
- 韓 반도체 장비 시장 규모 2년 연속 세계 1위2019.01.11
다만 중국의 신규 공급업체들이 대구경 웨이퍼 시장이 원하는 생산능력과 수율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향후 몇 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SEMI는 내다봤다.
이 협회는 내년 말까지 중국 내 실리콘 총 공급 능력에 대해 "200mm는 130만 wpm에 달해 약간의 과공급이 이루어질 수 있고, 300mm는 75만wpm에 이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