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노동조합(노조)가 8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허인 KB국민은행장이 파업보다 지혜로운 선택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7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허인 행장은 사내방송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담화문을 발표했다.
허 행장은 "혹시나 극적인 타결 소식이 있지는 않을까 마음을 졸였을 직원의 얼굴이 떠오를 때면 은행장으로 누구보다 더한 좌절감과 마주했다"며 "이 갈등이 대화가 아닌 파업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통해 풀어야만 하는 문제는 아니라고 믿고 있다. 지금도 그런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허인 행장은 노조 측이 내세운 안건들에 대해 사측 입장을 전달했다. 일단 보로금과 시간 외 수당,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유예에 관해 허인 행장은 개선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허인 행장은 "타행의 사례를 고려한 합리적인 수준의 보로금 지급을 지난 12월에 제안했다"면서 "최종적으로 보로금에 시간 외 수당을 더한 300%를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노조가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를 1년 유예하자고 주장했으나 허 행장은 "임금피크 제도의 합리적인 개선은 고령화 시대와 곧 다가올 정년 연장에 대비하는 등 KB국민은행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KB국민은행은 임금피크 대상 직원 수가 경쟁은행보다 월등히 높은 상황이고 부점장과 팀원·팀장급 직원의 임금피크 진입 시기 불일치로 일어나는 조직 내 갈등은 우려할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노조 측 주장과 다르게 사측은 팀원급의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를 단축하는 방안을 고수 중이다.
다만 노조가 개선을 요구한 페이밴드 확대 저지와 저임금직군(L0)의 대우는 논의를 지속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상태다. 2014년 11월 입행 이후 직원들에 대한 호봉상한제(페이밴드) 적용과 을 두고 허 행장은 "노조와 앞으로 시간을 두고 논의할 것"이라며 "페이밴드가 직원들의 급여를 줄이기 위한 수단은 아니였고, 페이밴드 확대 적용은 소홀한 업무태도로 동료 직원의 근로 의욕을 꺾는 일부 극소수 직원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말했다.
또 계장급 사원인 'L0' 직원의 대우 개선도 논의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그는 "L0 직원의 승격 인원과 비율, 기준 등을 꾸준히 개선해왔으며 근무 경력 인정 범위도 36개월에서 최대 60개월까지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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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행장은 "파업으로 인해 우리 고객이 경쟁은행의 품으로 돌아서게 되면 이번 파업이 진정 우리 모두를 위한 유일한 길이었다고 자신할 수 있겠냐"며 "(노조의) 지혜로운 선택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읍소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노사 간 협상이 진행됐지만 아직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협상 결렬이 확정되면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파업 결의대회를 시작하며 8일 총파업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