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에어프라이어 시장 '껑충'...전년比 285%↑

10만원 내 부담 없는 가격+대용량으로 보급률↑

홈&모바일입력 :2018/12/31 12:46    수정: 2018/12/31 17:21

기름 없이 음식을 튀기는 에어프라이어가 국내 주방에서 필수가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건강식이면서도 간편하게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에 소비자 수요가 매년 늘고 있다. 기폭제가 된 것은 이마트가 주도한 저렴한 가격과 더 커진 용량 제품의 등장이다. 업계는 올해 국내 시장 판매 규모를 약 30만대로 보고 있으며 향후 5년간 판매량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1일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국내 에어프라이어 판매량은 28만7천대로 전년 대비 285.9% 폭증한 규모다.

에어프라이어 성장세는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처럼 폭발적으로 늘어난 곳은 없다. 같은 기간 에어프라이어 세계시장 성장률은 13.9%다. 지역별로 보면 한국보다 성장률이 높은 곳은 ▲남미(27.5%) ▲아시아태평양(10.4%) ▲오스트랄라시아(8.2%) ▲중동과 아프리카(6.4%) 등 순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높은 성장률은 한국이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필립스코리아는 지난 3일 닭 4마리(550g 기준)를 한 번에 넣어 조리할 수 있는 ‘트윈터보스타 특대형 에어프라이어’를 출시했다.(사진=필립스코리아)

에어프라이어 판매 확대 배경에는 기름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복잡한 준비, 정리 작업 없이 튀김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있다. 국내 역시 이 점 때문에 호평을 얻고 있지만 폭발적인 성장 계기는 제품의 가격 하락과 용량 확대라는 분석이다.

강정현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코리아 선임 연구원은 “에어프라이어 판매 증가에서 건강과 간편함을 추구하는 식습관과 소비습관을 감지할 수 있다”면서 “국내서는 특히 출시 초기 30만~40만원대로 꽤나 고가였던 에어프라이어가 10만원 내외 가격으로 떨어진 영향이 컸다. 커피메이커 가격 수준이 되면서 구매하는 데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어프라이어 원조는 필립스다. 필립스는 2011년 에어프라이어를 세계 최초 개발해 국내를 포함한 세계 시장에 선보였다. 기름 없는 튀김기라는 혁신적인 제품 특징에 주목 받았지만 37만9천원이라는 높은 가격 대비 활용도는 낮아 대중적인 가전보다는 프리미엄 가전으로 인식됐다.

이마트의 에어프라이어 '더 에어프라이어 플러스'.(사진=이마트)

그러다 국내 대형마트 1위 이마트가 2017년 자사 창고형 할인매장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자체 브랜드(PB) 에이프라이어 ‘에어프라이어 플러스’를 내놓으면서 국내 시장에서 대중화가 시작됐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에어프라이어 판매량은 ▲2015년 3만1천대 ▲2016년 4만대 ▲2017년 7만4천대 등으로 2017년 성장률은 45.9%에 달한다.

에어프라이어 플러스는 기존 2.6리터(L)보다 2배 커진 5.2L 용량으로 출시되면서 에어프라이어 대용량 바람도 주도했다. 에어프라이어가 간편한 튀김기를 넘어 오븐 대용으로 쓰일 수 있게 된 것이다. 필립스도 지난달 닭 4마리(550g 기준)를 한 번에 넣을 수 있는 대용량 ‘트윈터보스타 특대형 에어프라이어’를 출시했다. 바스켓 지름도 26.2cm로 생선구이, 스테이크 등도 통으로 조리할 수 있다.

국내 중견, 중소기업 신일, 한경희생활과학, 리빙코리아 등과 해외기업들도 시장 추세에 맞춰 저렴한 1~2인 가구용 소형 제품부터 7리터 대용량까지 다양한 에어프라이어를 내놓으며 주방 보급률을 높이고 있다. 다양한 조리법이 등장한 것도 에어프라이어 열풍을 거들고 있다.

신일은 지난 10월 1.6리터 용량 ‘미니 에어프라이어’를 출시했다.(사진=신일)

강 선임 연구원은 “5.6L면 닭 1마리, 7L면 닭 2마리가 들어갈 정도 큰 용량으로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다”며 “시장이 빠르게 크면서 국내 중소기업들이 캐릭터를 앞세워 1~2인 가구용 저렴한 제품들도 출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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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국내 에어프라이어 시장이 매년 가파르게 성장해 필수 가전자리를 넘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 시장 플레이어는 2017년부터 선두 자리를 지킨 이마트와 필립스 등으로 예상된다.

강 선임 연구원은 “국내 에어프라이어 판매 규모는 계속 늘어나 올해 28만7천대에서 오는 2023년이면 142만2천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