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왜 독일서 아이폰 판매금지 당했나

"부품공급사 비밀유지 때문에 제대로 반박못해"

홈&모바일입력 :2018/12/21 12:33    수정: 2018/12/21 15:52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애플이 중국에 이어 독일에서도 아이폰 판매금지 명령을 받았다. 퀄컴과 특허소송에서 연이어 패소하면서 기세가 꺾인 모습이다.

뮌헨 지역법원은 21일(현지시간) 애플이 퀄컴의 배터리 절약 기술인 엔벨로프 트래커(envelope tracker) 칩 디자인 기술 관련 특허 두 건을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퀄컴과 애플은 현재 미국과 중국, 그리고 독일에서 특허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중 중국법원에 이어 독일 뮌헨지역법원도 퀄컴 손을 들어주면서 애플이 불리한 상황에 놓이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사진=씨넷)

독일 법원의 이번 판결로 아이폰이 곧바로 퇴출될까? 당연한 얘기지만, 그렇진 않다. 애플이 항소 의사를 밝힘에 따라 항소심이 끝날 때까지는 판매금지 명령 집행이 유예되기 때문이다.

다만 애플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애플 매장에선 아이폰7과 아이폰8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아이폰7과 아이폰8은 구형 모델이기 때문에 판매중단 조치가 큰 의미는 없다.

■ 핵심 쟁점은 배터리 전력 효율 관련 '엔벨로프 트래커' 특허

두 번째 궁금증은 독일법원이 왜 아이폰에 대해 판매금지 명령을 내렸냐는 부분이다. 이 부분에 대해선 특허 전문 사이트 포스페이턴츠가 잘 분석해주고 있다.

퀄컴과 애플은 독일에서 총 10개 기술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번에 내놓은 판결은 무선 데이터 전송 때 배터리 전력을 절약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엔벨로프 트래커’ 칩 디자인 관련 특허기술 2개에 대한 것이다.

또 다른 쟁점인 스폿라이트 검색 관련 8개 기술에 대한 판결은 내년 1월 경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포스페이턴츠는 “독일 법원은 통상적으로 (한꺼번에 판결하지 않고) 개별 기술에 대해 별도로 판결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뮌헨법원은 인텔 칩을 사용한 아이폰 모델들이 퀄컴의 엔벨로프 트래킹 기술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대상 모델은 아이폰X까지다.

아이폰8(왼쪽)과 아이폰7. (사진=씨넷)

이번 판결엔 한 가지 함정이 있다. 포스페이턴츠에 따르면 “퀄컴이 특허 침해 주장을 했는데, 애플이 제대로 반박하지 못한 때문”이다.

그런데 애플이 제대로 해명하지 못한 이유가 흥미롭다. 자신들이 퀄컴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선 부품 공급업체인 코보의 기밀 정보를 노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코보 측이 기밀 유지를 고집했기 때문에 애플이 사용한 칩이 퀄컴 주장과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반박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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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런 쟁점들이 항소법원에선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까? 또 아직 남아 있는 8개 기술 관련 소송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해를 넘기게 된 애플과 퀄컴 간의 독일 특허 소송에서 앞으로 주시해야 할 쟁점들이다. 물론 이 모든 쟁점들보다 더 중요한 부분은 두 회사가 미국에서 벌이게 될 특허소송의 승패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