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이 중국에서 판매금지 조치를 당했다. 발빠른 사람들은 ‘중국 정부의 보복’이란 프레임을 들이댄다.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 때문이라고 분석한 곳도 있다.
물론 이런 분석이 나오는 건 애플이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란 점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폰 판매금지 명령을 이끌어낸 건 중국 업체가 아니다. 역시 미국 기업인 퀄컴이다. 두 회사는 미국과 중국 등에서 전방위 특허 분쟁을 계속하고 있다.
당연히 질문이 뒤따른다. 어떻게 미국 기업이 다른 미국 기업 제품을 중국에서 판매금지 시킬 수 있었을까?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가 10일(현지시간)는 이 궁금증을 해결한 기사를 게재했다.
답은 간단하다. 둘 모두 중국 매출 비중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 4분기 중국 매출 비중이 18%에 달했다. 9월 마감된 2018 회계연도 전체로 확대 적용하면 매출 비중이 19.6%에 이른다.
퀄컴은 더 많다. CNBC에 따르면 퀄컴은 9월 마감된 2018 회계연도 매출 중 홍콩을 포함한 중국 비중이 67%에 이른다.
물론 미국 특허는 중국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중국에서도 특허를 취득해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두 기업 모두 중국 매출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특허권도 당연히 확보했을 가능성이 많다.
이번 소송에서 퀄컴은 애플이 사진 크기 조정하는 기술 등과 관련된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CNBC가 꼽은 또 다른 이유도 흥미롭다.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하는 것보단 중국 소송이 비용도 싸게 먹히고 훨씬 효과적이란 게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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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중국은 ‘카피캣 왕국’으로 통한다. 하지만 그건 소비자 제품이나 소매 영역에서나 그렇다는 게 CNBC 설명이다. "하이테크 분야에선 오히려 더 철저하다"고 CNBC가 전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전략을 들고 나온 뒤부턴 지적재산권 보호에도 좀 더 철저한 편이다. 이번에 중국 법원이 아이폰6S부터 아이폰X까지 7개 모델에 대해 판매금지 명령을 내린 것도 이런 배경과 관련이 있다는 게 CNBC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