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예보) 위성백 사장이 부보 금융사의 차등 평가를 강화하고, 부실 위험 금융사를 선제적으로 탐지해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부보 금융회사는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예보에 보험료를 지불하고 현행 5천만원까지 예금자보호를 받는 회사를 뜻한다.
13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예보 기자간담회에서 위성백 사장은 "예보는 불이 나면 이를 끄는 소방수의 역할을 한다"며 "소방수는 불을 끄는 것 외에도 불이 나지 않도록 예방하고 보완하는데 예보도 이 역할을 강화하는데 방점을 두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그간 예보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 당시 공적자금을 투입했으며, 당시 자산을 회수하고 있다. 1997년에는 111조원을 투입해 59조원을, 2011년에는 12조원을 회수했다.
선제적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위성백 사장은 내년 ▲시장 정보 수집체계 정비 ▲차등평가 강화를 통한 건전성 개선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위 사장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금융사의 건전성, 수익성 정보를 받고 있는데 시기와 질적 규모를 두고 옥신각신하는 게 지금 상황"이라며 "시장으로부터 우리가 직접 정보를 입수하고 금융사로부터 건전성 데이터를 직접 받아 부실 요인 분석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예보는 금융사의 수익성과 경영건전성 등을 토대로 보험료 비율을 차등화했던 차등 평가 체제도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목표다. 현재는 상·중·하 세 등급으로만 나눠져 있으며, 금융사의 반발을 우려해 시행이 미흡했었다고 위 사장은 평가했다. 이 등급을 5~7등급으로 세분화해 보험료율을 차등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게 위 사장의 설명이다.
다만, 위성백 사장은 차등 평가 등급에 금융사의 공익적 부분까지 판단하겠다고 부연했다. 위 사장은 "문재인 정부 철학 중 하나는 '사회적 가치' 실현이다. 이에 맞춰 금융사들이 수익성이 줄더라도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 부분이 있는지를 차등 평가에 감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사의 수익성만이 최고는 아니다. 안전성과 성장성은 차등 평가의 주 지표로 삼고, 사회적 가치는 보조적 지표로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예보는 리스크 관리와 구조개선 업무를 업권별로 묶는 조직개편도 단행한다. 리스크 관리와 구조 개선 업무 관할 부서가 나눠져 있어 신속한 처리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앞으로는 ▲은행·금융투자 관리부 ▲보험 관리부 ▲저축은행 관리부로 바뀌며 이 부서 안에 리스크 관리팀과 구조개선팀이 각각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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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예금자보호한도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위성백 사장은 "보호 한도 상향 주장을 알고 있다. 논쟁이 많다"며 "업권 간 의견이 다른 상태라 충분히 논의하고 고려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의 지분 매각에 대해 위 사장은 "내년 우리금융지주사 설립 이후 매각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공적자금위원회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행해질 것인지 말하긴 어렵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