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지난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대한항공은 AWS 기반의 항공산업 베스트 프랙티스를 만들어 업계에 공유하게 될 것이다. AWS를 통해 대한항공은 혁신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장성현 대한항공 정보시스템실장(CIO, 전무)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WS 리인벤트 2018’ 현장에서 한국 기자단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대한항공은 지난 6일 아마존웹서비스(AWS)로 모든 IT 인프라를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IT 인프라는 클라우드에 재구축하고, 인공지능 등의 최신 기술로 비즈니스 혁신을 시도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의 AWS 이전은 국내 대기업의 첫번째 퍼블릭 클라우드 전면 채택 사례다. 전세계 대형 항공사 가운데서도 최초다.
LG CNS가 시스템 구축 및 운영을 맡고, 3년에 걸쳐 모든 워크로드를 AWS에 재구축하며, 2029년 6월까지 10년간 운영한다. 2천억원 규모 프로젝트다.
대한항공은 모든 인프라를 AWS로 이전하면서, 최신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 대한항공은 AWS의 데이터베이스와 컨테이너, 서버리스 기술을 사용해 AWS 상에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를 구축한다. 대한항공 데이터 과학자와 엔지니어는 AWS의 관리형 머신러닝 서비스인 아마존 세이지메이커를 활용해 머신러닝 모델을 구축, 훈련 및 배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항공기 예측 정비 시스템을 개선하고 수리를 자동화한다는 방침이다. 고품질 가상현실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아마존 수메리안을 활용해 가상 직원 교육 프로그램과 시뮬레이션을 구축한다.
전면 이전의 일환으로 대한항공은 웹사이트와 멤버십 프로그램, 항공편 운영과 같은 생산 업무와 그 외 핵심 비즈니스 운영 서비스를 AWS로 이전하고 향후 3년 이내에 기존 데이터 센터는 폐쇄할 계획이다.
장성현 전무는 “향후 3년에 걸쳐 전사 IT 인프라를 혁신하게 되며, 모든 웹사이트와 화물 관리, 항공편 제어 시스템, ERP를 비롯한 여러 시스템을 AWS로 이전하게 된다”며 “이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더욱 빨리, 더욱 효율적으로 시장에 선보여 고객 만족도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50년간 운영해온 대한항공 시스템은 노후된 게 많기 때문에 곧바로 클라우드로 넘어가기 힘들다”며 “1단계인 내년에 내부 시스템의 17% 정도를 AWS로 이전하고, 홈페이지 등 고객 관련 시스템은 2년차부터 단계적으로 이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데이터레이크도 AWS S3와 아마존 레드시프트, 아마존 아테나 등을 활용해 구축할 예정이다.
그는 “항공사 입장에서 고객을 어떻게 더욱 정확히 파악하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데이터레이크로 고객의 과거 패턴을 분석해 항공권을 사기 전부터 여행 후 집에 돌아간 이후까지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RP 등 주요 시스템까지 AWS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가운데, 장 전무는 DB 교체 가능성도 시사했다. 현재 사용중인 오라클 ERP는 유지하고 DB를 AWS 오로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그는 “ERP의 경우 현 상황에서 오라클 ERP가 AWS 인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략적 고민을 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다른 솔루션으로 가기보다 오라클 ERP를 그대로 이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DB는 오라클에서 AWS 오로라 DB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AWS에 오라클 RAC 대체를 요청했는데 향후 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클라우드 채택과 마이크로 서비스 같은 최신 아키텍처 채택은 기업 내부의 많은 변화를 필요로 한다. 발빠른 변화를 위한 새로운 방식의 업무 방식이 요구된다. 그는 “올해 처음으로 내부 해커톤을 시작했고, 임원 이메일을 클라우드로 전환했다”며 “혁신은 빨리 실패하고 빠르게 또다른 시도를 하는 식으로 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의 방화동 데이터센터는 내년 5월1일 폐쇄되지만, 건물 5층에 커맨드 센터가 마련된다. 클라우드, 보안, 네트워크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설이다. 이곳이 대한항공 혁신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그는 클라우드 전환으로 기대되는 이점으로 비용, 보안, 일자리 등으로 꼽았다. 그는 “3년 운영 후 정확한 비용을 볼 수 있겠지만, 예상하기에 확실히 비용을 절감하는 것으로 나왔다”며 “보안도 그동안 투자를 많이 못했는데 더 많이 신경 쓸 수 있게 됐고, 인프라 조직이 아키텍트를 필요로 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최근 AWS 서울리전에 발생한 DNS 오류로 84분 간 많은 한국 고객사가 장애를 겪었다. 이에 퍼블릭 클라우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업계에 형성됐다. 장 전무는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예상치 못했던 DNS에서 장애가 발생했는데, 앞으로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 지 알게 된 계기라 본다”며 “대한항공은 미국 리전에 재해복구(DR)를 구축할 예정이고, 이는 한국에 장애 발생 시 2시간 안에 운영을 복구할 수 있도록 하는 아키텍처”라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이번 사태와 똑같은 문제는 없을 거라 믿는다”며 “좋은 경험이었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경영진의 클라우드 채택 의지는 매우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대한항공 경영진은 변화를 선호한다”며 “내부적으로 경영진이 IT와 방향성을 매우 잘 이해하고 있으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클라우드 채택을 권유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인프라 운영을 아웃소싱하고, 혁신을 내부에서 진행한다. 네트워크와 보안 부문도 아웃소싱한다.
대한항공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영업조직은 세일즈포스닷컴의 SaaS 솔루션을 활용하게 된다. 데이터레이크에 서비스나우의 제품도 함께 쓸 것으로 전망된다. 소셜미디어 분석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한다. 콜센터는 아마존 알렉사와 ‘아마존 커넥트’를 활용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현대화’ 작업이라고 표현했다. 요즘 유행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기보다 노후한 현재의 시스템을 최신 환경으로 현대화한다는 것이다. 인프라 현대화는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게 하는 기반 다지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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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나 항공기 내 아마존 프라임 이용 같은 시도를 고민할 수 있게 됐다”며 “IT가 준비되면 할 수 있는 일은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지난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미국 시애틀의 AWS 본사에서 앤디 재시 AWS 대표를 만났다. 두 회사의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은 이때 체결됐다. AWS 여러 기술과 대한항공의 오랜 노하우를 활용해 항공기 결함 예측 정비 등의 항공산업 사례를 개발하기로 했다. 조원태 사장의 올해 리인벤트 컨퍼런스 참관도 결정됐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27일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해 이틀 간 기조연설과 세부 발표 세션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