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암호화폐 가격 급락을 블록체인 업계에 대한 경고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비트코인이 처음 등장했을 때 이루고자 했던 '의사결정의 민주주의'가 실현 가능한가란 의문이 제기된 것으로, 업계에 경종을 울렸다는 지적이다.
소수 집단이 권력과 이익을 독점하는 과두 정치의 전형을 보여준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 사태는 트리거가 됐을 뿐이라는 얘기다.
이같은 관점으로 이번 폭락장을 해석한 사람은 한국 1호 암호화폐공개(ICO) 프로젝트 '보스코인'의 최예준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다.
최 대표는 22일 저녁 서울 역삼동 보스코인 사무실에서 열린 보스코인 밋업에서 "이번 가격하락은 암호화폐 업계에 경종을 울린 일이니 제대로 새겨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보스코인 개발사 블록체인OS의 창립멤버로 블록체인 산업 초창기부터 업계에 참여한 인물이다. 블록체인OS는 2015년 설립됐다. 보스코인은 한국 최초 ICO 프로젝트로 지난해 5월 ICO를 통해 비트코인 6902개(당시 시세로 150억원 규모)를 모았다.
이날 최 대표는 사람들이 최초 비트코인에 열광했던 이유에 대해 "과거 전통적인 경제나 금융에 대한 의사결정이 소수에 의해 이뤄졌다면 비트코인은 다수의 민주적 결정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백서는 컴퓨터 공학적으로 보면 P2P 시스템이지만 정치 공학적으로 보면 중앙 집중화된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대안을 알고리즘 레벨에서 제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블록체인 업계는 2008년 당시 제기된 문제를 얼마나 해결했을까.
최 대표는 "여전히 큰 자본이 더 큰 자본을 벌게 되고 작은 자본은 의미 없는 상황"이라며 "주식회사 모델의 문제가 여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비트코인 캐시 하드포크 사태는 이런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해시파워(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컴퓨팅 역량)를 가진 소수 인물들이 네트워크를 마음대로 좌지우지 하며, 탈중앙화라는 블록체인의 기본 철학은 가볍게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트코인 캐시는 결국 비트코인ABC와 비트코인SV 두 개 체인으로 쪼개졌다. ABC 진영은 세계 최대 채굴 업체 비트메인의 우지한 대표가 이끌고 있다. 비트코인SV는 스스로 사토시 나카모토(비트코인 창시자로 알려진 가명의 인물)라고 주장하는 크레이그 라이트 엔체인 수석연구원이 이끌고 있다. 두 진영은 서로 해시 파워를 과시하며 상대 진영을 위협하는 설전을 계속하고 있다.
최 대표는 "비트코인 캐시가 두 개로 갈라지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이 (블록체인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들었을 것"이라며 "블록체인이 대안적인 신뢰 시스템으로 등장했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사람들이 동의하지 못할 것이다. 가격이 하락할 만하다"고 꼬집었다.
■"보스코인은 비트코인 정신 계승...금융 민주주의 이룰 것"
최 대표는 이어 보스코인이 최초 사토시 나카모토가 제안한 의사결정의 민주주의 정신을 계승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 대 표는 "우리가 사토시를 계승하려는 부분은 금융에 있어서 민주주의 실현이며 기술적 수단으로 블록체인을 쓰는 것"이라고 보스코인 프로젝트의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최 대표에 따르면 보스코인은 퍼블릭 파이낸싱을 핵심 가치로 구현한 블록체인이다. 퍼블릭 파이낸싱은 개인들이 모여 규모 있는 금융을 만들고, 투표를 통해 금융을 운용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 1인1표 행사가 가능한 투표 시스템을 블록체인 안에 구현했다.
예컨대 커뮤니티 멤버들이 투표를 통해 자본을 여행플랫폼에 투자했으면 그 자본에 대한 헤택으로 일년에 한번 무료 항권권 티켓을 요구할 수 있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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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보스코인이 실제 하려는 일은 의사결정 구조가 내재된 금융협동조합을 글로벌 네트워크 규모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1인 1표로 참여해 똑똑한 비즈니스 주체를 발굴하면 혜택이 늘어나는 구조"라며 "처음에는 작은 혜택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기본 배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