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들이 지난 16일부터 LG유플러스 IPTV에서 서비스되는 넷플릭스에 대해 국내 미디어 산업의 역차별을 낳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을 대변하는 한국방송협회는 21일 성명서를 내고 이같이 주장했다.
넷플릭스가 PIP(Platform in platform) 방식으로 LG유플러스 IPTV에 진입한 점을 거론했다. 콘텐츠를 PIP 방식으로 공급할 경우 사업자가 유료방송 플랫폼에서의 콘텐츠 소비 관련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다. 다만 국내 주요 방송사들에게는 해당 방식을 허용하지 않았다.
협회는 "LG유플러스는 그간 불가능했던 PIP 방식을 넷플릭스에게는 너무나 쉽게 허용했다"며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이 여전히 소비자 데이터와 점점 괴리되는 동안, 넷플릭스로 하여금 국내 콘텐츠 소비 시장의 빅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전면 개방해주는 역차별을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후발 사업자와 먼저 손 잡는 방식으로 시장에 침투하는 넷플릭스 전략도 문제 삼았다. 국내에서는 IPTV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와 손잡아 이같은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협회는 "넷플릭스는 유럽 시장 진출 몇 년 만에 유럽 VOD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며 사실상 독점 사업자로 등극했다"며 "유럽 콘텐츠 시장이 초토화됐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사업자들이 국내 통신사와 맺는 불공정 계약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협회는 "IPTV를 통해 안방까지 넘보는 등 넷플릭스의 본격 진출에 대해 국내 콘텐츠 투자 증가와 소비자 선택권 확대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일부 있다"면서도 "과정 역시 공정하고, 그 효과가 안정적으로 지속 가능할 때에 의미를 지니는 것이고 지금의 불공정 거래 방식으로는 이룰 수 없는 희망"이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동영상 사업자 유튜브를 예로 들며 "국내 사업자와 달리 인터넷 실명제 등 규제도 회피하고, 정당한 대가 없이 불법 저작물을 유통하고, 제휴 통신사로부터 캐시서버까지 헐값으로 제공 받는 등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기회와 과정을 통해 이뤄낸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넷플릭스도 국내 콘텐츠 사업자보다 유리한 수익 배분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역차별을 넘어 국내 콘텐츠 제작 재원으로 돌아가야 할 수익을 거대 글로벌 기업이 독점하게 되고, 결국 국내 미디어 산업의 선순환 생태계를 위협하는 불공정 행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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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는 “넷플릭스를 통한 해외 진출은 한국이 권리를 가지고 나가는 한류의 진출이 아니라 넷플릭스의 진출이고 넷플릭스의 일개 하청업자로서의 진출”이라며 “넷플릭스에게 한국은 보호해야 할 소비 시장이라기보다는 9% 점유율로 정체된 아시아 시장에서의 수익 확대를 위한 생산 기지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한시바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는 공정한 틀과 규칙을 마련하고, 국내 사업자들이 공동의 노력으로 만들어온 한류 콘텐츠와 국내 미디어 산업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보호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