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시장 규모가 크지도 않은데 다양한 회사가 모여 각자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한다. AI 기술이 돈을 벌지는 않는다. AI를 통해 서비스가 어떻게 되는지가 중요하다. 모든 AI가 살아남거나, 하나의 AI만 살아남지는 않는다. 그러나 모두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는 없다. 각자의 영역에서 경쟁력을 갖춘 승자는 살아남는다,”
장유성 SK텔레콤 서비스플랫폼사업단장은 24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누구 컨퍼런스 2018’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누구나 AI ‘누구’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인 ‘누구 디벨로퍼스’의 기술과 활용법을 공개하기 위해 열렸다. 웹사이트 기반의 누구 디벨로퍼스는 특정 파트너가 아니라 써드파티 개발자들이 누구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고안된 플랫폼이다.
누구 스피커 이후로 지난 2년 간 36개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온 SK텔레콤이 서비스 개발 문턱을 특정 파트너가 아니라 외부에 공개한 것이다.
장 단장은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AI 서비스 개발 문턱을 낮추고 개방의 첫발을 내딛은 동시에 앞으로 SDK까지 공개해 AI 대중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누구 디벨로퍼스를 시작으로 서비스 개발을 회사 내에서 밖으로 범위를 넓혀 오픈 콜라보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 살아남을 AI 서비스 구축에 중점
SK텔레콤의 이같은 행보는 누구나 ‘누구’ 서비스를 만들도록 이끌어내 차별화된 서비스 중심의 AI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장유성 단장은 “지금 볼 수 있는 AI 서비스는 20년 전 웹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모두가 비슷하게 정보를 어떻게 검색할 것인가를 내세우는 초창기와 비슷한 모습이다”면서 “당시 여러 가지 다양한 포털 서비스가 나왔지만 시장을 주도하는 서비스는 몇 개로 정리됐다”고 분석했다.
장 단장은 또 “(SK텔레콤에 합류하기 전에) 미국에서도 글로벌 대기업과 같이 일하기도 했고 (자연어 처리 기반의 대화형 인터페이스) 기술을 공급하거나 경쟁도 해봤지만, 인터페이스 자체만 보면 수준은 비슷하다”며 “누구가 가진 강점이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SK텔레콤은 통신 사업자로서 서비스가 중요하지, 인터페이스만으로는 안 된다”면서 “뮤직 서비스도 가지고 있고 Btv와 옥수수와 같은 영상 서비스도 따로 있고 11번가나 SK스토아와 같은 커머스 서비스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AI와 시너지를 낼 서비스가 많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이 가진 서비스 포트폴리오에 오픈 플랫폼 구축을 통해 서비스 개발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장 단장은 “새로 선보이는 오픈 플랫폼은 다양한 서비스가 얼마나 많은 이용자에 다가갈 수 있냐는 점에서 충분한 강점을 가질 것”이라며 “개발자에게 파트너 입장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 오픈 플랫폼이라는 확신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 대화형 UI ‘누구’, 차별화된 상호작용 중심으로
여러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고 네트워크 산업 특성에 따라 충성 가입자 기반으로 개별 이용자에 더욱 특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도 누구의 발전 가능성으로 꼽았다. 다만, 최종적으로 이용자의 선택을 받아 살아남을 수 있는 서비스를 갖추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겠다는 방침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장 단장은 “당장 SK텔레콤은 네트워크 기반의 사업도 있지만 스마트홈 서비스나 보안 서비스 등 여러 가지를 하다보니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 마지막에는 사용자가 선택한 AI 서비스가 힘을 얻을 것”이라며 “서비스를 얼마나 키워내느냐는 것보다 하나하나 얼마나 퀄리티를 갖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AI 기술 안에서도 음성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대화형 인터페이스에서 자연어 처리만 15년 이상 경력을 쌓아왔다”며 “누구 서비스의 수준을 보면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해) 따라잡아야 할 부분도 있지만 이미 좋은 방향으로 진화를 거듭해왔고, 이용자와 상호작용을 해야한다는 점에 포인트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용자와 상호작용이라는 관점에서, 장 단장은 “우리의 강점은 AI가 기술 만이 아니라 인간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어 처리 기반으로 기술을 고도화 해온 이유도 보다 인간적인 기술과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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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쟁사와의 우위는 한국어 기반의 자연어 처리 능력이란 점도 밝혔다.
장 단장은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외국의 AI 서비스 회사들을 보면 플팻폼을 잘 만들어 다른 언어를 적용하기에 뛰어난 편이다”면서도 “이용자인 사람에 대한 이해를 생각해보면, 무시할 수준은 아니지만 외국의 AI 서비스는 현재 명절 TV에서 볼 수 있는 외국인 모창대회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