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버린 카드, 구글 플러스

[조중혁 칼럼] 실시간 검색 대안 찾은 게 주된 이유

전문가 칼럼입력 :2018/10/15 16:08    수정: 2018/10/15 16:08

조중혁 IT칼럼니스트
조중혁 IT칼럼니스트

구글이 SNS인 구글 플러스(G +)를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외부 개발자가 이용자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버그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데이터에 접근하거나 악용한 증거는 없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처럼 개인정보로 법적인 문제가 크게 커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실제 고객 데이터가 유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페이스북과는 크게 다르다. 전략적인 이유로 출시했던 구글 플러스가 출시 시점과 다르게 더 이상 필요 없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거 같다.

구글은 구글 플러스를 통해 수익을 직접적으로 얻으려는 목적보다는 검색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가 되길 원했다.

구글 검색은 실시간 검색이 아니어서 실시간 상황이 중요한 경우 황당한 경우가 있다. 좋아하는 스포츠가 있어 경기 진행 상황을 알고 싶어 검색하였으나 이미 며칠 전 끝난 다른 경기 결과이거나 주말에 가족들과 놀러 가기 위해 검색 후 좋은 여행지를 발견했지만 여행지에 도착 해 보니 갑자기 취소되는 경우가 있다.

구글 본사. (사진=씨넷)

지금 이 순간 벌어지고 있는 생생한 정보가 필요 할 때가 있지만 구글은 실시간으로 정보를 검색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프로그램이 링크를 따라다니며 인터넷에 떠 있는 수 많은 글들을 수집 후 DB에 저장하고 있다가 사용자가 검색을 하면 보여주는 방식이다. 수집하는 시간, 분석하는 시간 등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수 많은 웹페이지 중에서 가장 정확한 정보를 제공 해 주기 위해 해당 웹페이지의 정보를 검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구글은 해당 사이트가 얼마나 많은 사이트로부터 링크가 되어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구글에서 검색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 동안 많은 사이트로부터 링크를 받아야만 상단에 노출된다. 이 때문에 실시간 정보가 중요한 경우 구글 검색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검색의 패러다임을 깨고 주목 받아 구글을 긴장시킨 서비스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트위터였다. 트위터의 짧은 글들이 검색과 결합되면서 트위터는 구글과는 다른 실시간 정보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2007년 10 월 캘리포니아 대형 화재 때 트위터 사용자들이 화재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면서부터 트위터 검색이 주목 받았다. 특히, 트위터를 세계적인 실시간 검색 채널로 만든 사건은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이었다. 해당 국가 국민들이 트위터를 통해 공습, 포탄이 떨어진 위치, 피해 상황을 생중계했다. 화재, 전쟁과 같이 실시간 정보가 생명인 곳에서 구글 검색은 무용지물이었지만 트위터는 빛을 발했다.

실시간 검색이 급부상하자 구글은 당황했다. 구글은 트위터에 큰 돈을 지불하고 구글에서 트위터의 글이 검색되게 했다. 트위터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빙(Bing)에서 검색이 되게 해 주는 조건으로 약 3000억을 받았다고 공개한 적이 있다. 시장 점유율을 생각할 때 대부분의 금액을 구글로부터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언제까지나 큰 돈을 주고 외부에 의존하면서 실시간 검색을 지탱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구글 플러스에게 실시간 검색에 쓰일 콘텐츠를 생산해 주길 원했다.

구글 플러스 등장 시기에 구글은 검색의 미래로 개인화를 꼽고 있었다.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동일한 검색 결과를 봐야 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개인마다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더 나아가 개인도 상황에 따라 원하는 정보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맛집’을 검색한다고 해도 평일 점심 시간에 먹는 음식과 주말 저녁 시간에 먹는 음식이 다르기 때문에 검색 결과가 달라져야 한다. 평일 낮에는 친구 혹은 동료들과 저렴하면서 빨리 먹을 음식을 찾지만 주말 저녁은 조금 가격이 비싸더라도 가족들과 대화를 하면서 여유롭게 보낼 수 있는 맛있는 음식을 좋아한다.

장소에 따라서 먹는 음식이 달라진다. 똑같은 주말이라고 해도 집 근처에서 먹는 음식과 멀리 야외로 나가 관광지에는 먹는 음식은 다르다. 검색은 개인의 식성을 넘어 주변환경, 주위 사람들, 현재 시간 등 다양한 변수를 면밀하게 분석 후 정보를 알려 줘야 하지만 구글은 하지 못했고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구글은 검색의 미래를 위해 개인의 현재 상황과 특성을 알 필요가 있었고 구글 플러스 같은 SNS가 자체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구글 플러스 종료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 때문이라는 미디어의 분석이 있었지만 기업은 해당 사업이 존재 이유만 확실하다면 사건, 사고 때문으로는 사업을 접지는 않는다. 구글이 구글 플러스에 요구했던 역할이 지금은 중요하지 않거나 혹은 다른 이유로 충족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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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플러스 출시 때와 다르게 유튜브와 안드로이드가 크게 성장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유튜브를 통해서 개인의 특성과 취향을 얼마든지 파악하고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실시간 검색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을 만들었다. 안드로이드를 통해 개인이 어디에 있는지 누구와 연락을 하는지 등등 구글이 원하는 대부분의 정보를 얻을 수 있어 개인화 된 검색을 제공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이미 획득하고 있다.

처음 요구했던 역할을 다른 서비스가 충실하게 해 내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정보 이슈가 생기니 구글 입장에서는 굳이 구글 플러스를 지속할 필요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조종혁 IT컬럼니스트

문화체육부 선정 '올해의 우수 도서'로 선정 된 ‘인터넷 진화와 뇌의 종말' 저자이다. 96년 국내 최초 인터넷 전문지였던 '월간 인터넷' 기고로 글쓰기를시작하였다. 02년 '서울시청 포털' 메인 기획자로 일을 했다. '서울시청 포탈'은 UN에서 전자정부 세계 1위로 대상을 수상해 우리나라 전자정부의 기틀이 되었다. 미래부 '월드IT쇼' 초청 연사, 콘텐츠진흥원 심사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이동 통신사 근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