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금융업 인·허가가 없는 핀테크 기업 등에 금융사와 함께 금융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제공하고, 테스트할 수 있도록하는 지정대리인 제도를 준비해왔다. 지난 9월 금융위는 1차 지정대리인 신청을 낸 핀테크 11개 기업 중 9개를 선정해 금융서비스를 시행하도록 했다. 지정대리인 제도는 금융소비자의 편의를 증대하고 금융서비스의 혁신을 꾀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기존 금융사의 주요 업무를 위탁 수행하는 지정대리인으로 선정된 핀테크 업체들을 만나 그들이 내놓을 서비스에 대해 들어본다. [편집자주]
'핀테크'는 2014년 12월 설립된 회사로, 다양한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 은행들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핀테크는 금융위에서 모집한 1차 지정대리인에 신청, 선정돼 KEB하나은행과 손잡고 '비대면 자동차 대출'을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만난 핀테크의 임선일 대표는 "지정대리인 제도를 통해 자동차 대출 심사 업무지원 인가를 받았다. 자동차 대출 시 구매 자동차 증명원, 소득 관련 서류를 내야 하며 심사 이후 대출 시행까지 2~3영업일이 소요된다"며 "이번에 내놓을 서비스는 차량 번호만 입력하고 본인인증을 통해 소득 서류를 로봇이 분석, 수초 내 자동차 대출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선일 대표는 "데이터를 DRM파싱으로 갖고 오게 되며, 대출 시행은 은행 내부 여신심사 룰에 맞춰 평가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임선일 대표는 이 시점을 오는 11월로 잡았다. 지정대리인 선정된 업체 중 가장 빨리 대고객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대표는 "핀테크는 이미 기존 금융사들과 손잡과 혁신적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비대면 대출 서비스 모듈도 은행에 공급했다"며 "약 200만명에 육박하는 이들이 핀테크의 모듈을 통해 비대면 대출 서비스를 받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정대리인 제도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임 대표는 지정대리인 제도와 관련해 "취지가 좋다고 본다. 지난 정부때부터 핀테크 활성화를 시도됐지만, 구두 발언에만 한정됐기 때문에 잘 안됐다"며 "금융당국이 금융사와 핀테크 제도가 협업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주는 것은 획기적인 시도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임 대표는 지정대리인으로 그간 금융사의 대출 행태도 변화하고 다양한 핀테크 스타트업에게도 기회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그간 우리는 국내 금융사들의 개발을 해줬을 뿐이다. 이제는 금융사의 중요업무를 우리가 만든 애플리케이션이나 웹페이지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출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임 대표는 "유일하게 갑과 을이 바뀌는 사업이 대출이다. 대출을 받으려고 하면 소비자는 을이 되고, 금융사가 만든 룰에서만 움직이게 된다"며 "대출 심사 등을 핀테크 업체가 해 다른 통로가 생기고 고객이 금융사를 선택할 수 있다면 대출 시장은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더 나아가 임선일 대표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관리업) 사업에도 출사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이데이터 산업, 지정대리인 제도의 목적은 금융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본다"며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이들을 우리만의 자체 신용평가모델로 평가한 뒤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밑그림을 그려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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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고객이 자신의 개인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핀테크에 위임하고, 핀테크는 이들의 데이터를 토대로 새로운 신용평가 등급으로 평가해준다. 기존 은행의 신용평가 등급과 비교해 은행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도 판단해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임선일 대표는 앞으로 포부에 대해 "지정대리인제도로 핀테크의 솔루션을 증명하고, 마이데이터 사업 인가로 금융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게끔 하고 싶다"면서 "취업준비생이나 사회초년생 등 신파일러에게 포용적 금융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가 부각될 것이라고 보며 핀테크 역시 이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