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패권 안갯속…캐나다·뉴질랜드 “화웨이 배제 안 해”

미국·호주와 다른 결정…유럽선 화웨이와 적극 협력 분위기

방송/통신입력 :2018/09/30 16:01    수정: 2018/09/30 19:04

미국, 호주와 함께 파이브 아이즈에 속한 캐나다, 뉴질랜드가 자국 내 5G 사업에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지 않기로 결정해 주목을 받고 있다. 파이브 아이즈는 상호 첩보 동맹을 맺고 있는 미국, 호주,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 5개국을 일컫는다.

국내에서는 이달 중순 SK텔레콤이 화웨이를 제외하고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등 3개 사업자를 5G 장비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며, KT와 LG유플러스가 선정을 앞두고 있다.

최근 캐나다와 뉴질랜드 주요 외신들은 캐나다와 뉴질랜드는 5G 사업에 화웨이 참여를 제한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캐나다 사이버 보안 센터 최고 책임자인 스콧 존스는 캐나다국회의 공공안전 및 국가안보위원회에 참석해 “캐나다는 충분히 장비와 소프트웨어의 보안 취약점들 점검할 수 있어 미국과 호주가 주도하는 화웨이 장비금지 조치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글로브앤메일, 더 레지스터 등 캐나다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뉴질랜드 정부의 입장도 캐나다와 유사하다.

현지 언론 매체인 리셀러뉴스는 뉴질랜드 통신보안부 장관인 앤드류 리틀과의 인터뷰에서 “뉴질랜드는 다양한 출처의 정보를 기반으로 자체적이고 독립적인 보안 정책을 개발, 발전시켜 왔다”면서 미국과 호주 정부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반면, 화웨이의 5G 입찰 참여를 금지시킨 호주에서는 통신업계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보다폰 최고 전략 책임자인 댄 로이드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보다폰은 항상 국가 안보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며 “우리는 항상 호주법에 따라 우리의 의무를 다할 것이지만 이번과 같은 중요한 결정은 국가 경제성, 생산성 그리고 사회적인 영향에 대해 엄격하고 책임감 있고 신중한 검토를 통해 이뤄져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5G 경매 전날에 나온 이 결정은 통신사업자들의 투자 계획에 불확실성을 일으킨다”며 “근본적으로 이 결정은 호주의 5G 미래를 저해하는 중요한 변화이며, 우리 사업에 의미하는 바를 신중하게 생각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마크 그레고리 멜버른 RMIT대학 교수는 “화웨이를 금지하는 정부의 결정은 혼란을 일으키고 소비자 가격을 올릴 수 있고 5G의 출시를 지연시킬 수 있다”며 “또한,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할 경우 5G 출시 비용이 20~30% 증가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국내 상황과는 달리 유럽의 글로벌 통신사들은 화웨이와 5G 협력에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지난 4월 화웨이는 유럽연합(EU)의 5G 통신장비 상용화 인증을 획득한 이후 프랑스 2위 통신사인 알티스의 포르투갈 지사가 화웨이와 5G 네트워크 협력을 선언한 바 있다.

스페인 현지매체인 RCR 와이어리스 뉴스는 보다폰 스페인이 마드리드 내에 위치한 혁신 도시인 라 나베에 스페인에선 처음으로 5G 네트워크 노드 중 하나를 화웨이 장비로 설치했다고 밝혔다.

보다폰 스페인은 이전에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빌바오, 말라가, 세빌레 등의 도시에서 5G 시험을 진행했으며, 화웨이와 협력해 해당 도시에 30개 이상의 안테나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또 이탈리아 통신사인 TIM과 Fastweb은 이탈리아3GPP 표준 기술 규격을 따른 화웨이의 5G 상용화 기지국 장비를 런칭했다고 현지 언론인 웹와이어가 보도했다.

웹와이어는 이탈리아 경제·노동·사회정책부 부총리인 루이지 디 마이오는 첫 번째 5G 기지국 설치를 알리는 시작버튼을 누르는 행사에 참석했으며, TIM과 Fastweb은 화웨이와 협력해 올 연말까지 Bari와 Matera의 도시에 5G 상용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미국 의회에서부터 시작된 화웨이의 보안 우려를 “의혹만 제기되었지 공개적으로 실체가 확인된 적이 없다”면서, 보안 우려보다는 미래 핵심 산업인 5G 시장을 놓고 벌이는 패권 경쟁이라는 해석이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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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방송정보통신 수석전문위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국내 진출한 글로벌 벤더 중에 기지국 장비에 국제CC인증을 받은 제조사는 화웨이가 유일하다”며 “국제CC인증은 기지국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를 검사하는데 백도어가 없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기술 수준과 가성비, 완성도가 떨어지는 장비 사용을 고수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우수한 장비를 선택한 외국과의 경쟁력은 떨어지고, 5G망을 통한 다양한 비즈니스모델 개발은 역주행하게 돼 소비자 후생은 축소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