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는 단순히 프로세서 하나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메모리와 SSD,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등 각종 저장장치와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등 주변 부품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따라서 인텔 프로세서 수급난은 관련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데스크톱 PC보다 출하량이 많은 노트북과 관련하여 메모리와 SSD, 디스플레이 등 국내외 업체의 매출 감소 등 타격이 예상된다.
■ JP모간 "4분기 PC 출하량 최대 7%까지 감소할 것"
JP모간은 지난 14일 보고서를 통해 "인텔 프로세서 수급난 때문에 4분기 PC 시장 출하량이 5%에서 7% 가까이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JP모간은 "인텔 프로세서 수급난으로 인한 영향은 3분기에는 미미할 것이지만 점점 악화되어 4분기에 극대화될 것이다. 특히 고성능 PC 시장은 AMD 라이젠 프로세서나 이전 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활용한다 해도 타격을 피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역시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노트북용 인텔 프로세서 새 제품인 위스키레이크가 늦게 출시되면서 올해 노트북 출하량이 -0.2%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주요 컴포넌트 업체도 동향 파악중
이처럼 PC 생산량이 감소하면 메모리와 SSD, 디스플레이 등 국내외 업체의 매출도 감소할 수 밖에 없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일부 업체는 이미 수요 예측을 통해 생산량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글로벌 PC 제조사 관계자는 "이미 지난 8월 중순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사가 각 제조사에 프로세서 수급 문제가 없는지 사실 조회에 나선 상황이다. 수급 여부에 따라 부품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세계 D램 생산량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장 성장 둔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여러 언론을 통해 "올 4분기까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며 계약 가격에도 큰 차이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 "AMD 프로세서도 큰 도움 되지 못할 것"
국내 일부 하드웨어 커뮤니티에서는 수급난을 겪는 인텔 프로세서 대신 AMD 라이젠 프로세서가 시장을 견인하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관련 업계는 이런 장밋빛 예측에 대해 "너무 순진하다"며 일축한다. 우선 국내 시장에서 AMD 프로세서가 차지하는 비율이 극히 적으며 특히 인텔 프로세서와 달리 완제품 PC 제품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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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 PC 시장에서도 AMD의 입지는 생각보다 취약하다. AMD는 지난 해 출시한 라이젠 프로세서에 이어 올해 출시한 2세대 제품을 통해 '약진'을 공언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AMD 라이젠 프로세서 유통사가 1세대 프로세서조차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상당한 양의 재고를 안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