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을 덮쳤던 ‘골드만삭스 태풍’이 48시간만에 소멸됐다. 골드만삭스가 직접 수습에 나선 덕분이다.
발단은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 보도였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골드만삭스가 비트코인 트레이딩 데스크 설치 계획을 철회했다”가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골드만삭스가 암호화폐 관련 규제 정책이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는 설명까지 곁들였다.
이 보도는 순식간에 암호화폐 시장을 덮쳤다. 비트코인 가격이 이틀 연속 폭락하면서 7천500달러 선에서 6천500달러 선까지 추락했다.
■ 골드만삭스 CFO "fake news란 말 웬만해선 안 쓰지만…"
미국의 대표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그 동안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견지해왔다.
이달말 사임 예정인 로버트 블랭크파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해 10월 “골드만삭스는 여전히 비트코인에 대해 숙고 중”이라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또 “아직 골드만삭스는 비트코인을 인증하지도, 거부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가 예정됐던 암호화폐 관련 투자를 철회했다는 보도가 시장에 충격을 몰고 온 건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신중한 검토를 계속해 오던 골드만삭스가 사실상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를 버렸다는 의미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촉발시킨 ‘골드만삭스 태풍’이 예상외로 큰 파문을 몰고 오자 이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직접 나섰다.
마틴 차베스 CFO는 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에 참석한 자리에서 “비즈니스인사이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좀 더 심한 말도 했다.
CNBC에 따르면 차베스 CFO는 “내가 조작뉴스(fake news)란 용어를 사용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면서 “하지만 이번 보도는 조작뉴스라고 표현해야만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차베스 CFO는 한 발 더 나가 “비트코인 파생상품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들이 원하기 때문”이란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였다.
그는 또 “연구의 다음 단계는 우리가 역외선물환이라고 부르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CNBC가 전했다. 역외선물환이란 다른 나라의 현물환 시장에서 거래되는 선물환을 의미한다.
■ 엉뚱한 보도로 촉박됐던 암호화폐 소동, 다시 반등 추세로
골드만삭스는 지난 해 10월 “디지털 화폐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에 가장 잘 부응할 방법을 연구 중이다”고 공식 논평한 적 있다. 차베스 CFO의 이날 발언은 그 때 방침이 아직도 유효하다는 것을 재확인 한 셈이다.
이 발언 이후 암호화폐 시세는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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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6천549달러로 1% 가량 반등했다. 이더와 XPR 역시 각각 2%와 6% 가까이 상승했다.
이틀 동안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들었던 ‘골드만삭스 태풍’은 한 경제 매체의 오보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