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98년 9월 4일,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작은 회사를 차렸다. 두 사람은 그 전 스탠포드 대학원에서 만나 웹을 크롤링해 웹 페이지에 순위를 매기는 백럽(Backrub)이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검색 엔진 ‘구글’의 시초다.
창사 20주년을 맞은 구글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기업 중 하나다. 인터넷 세상에 흩어져 있는 정보들을 모아 손쉽게 볼 수 있게 해 준 구글은 검색 엔진으로 명성을 날리게 된다.
구글은 2006년 유튜브를 인수해 동영상을 보고 제작할 수 있게 했고, 2007년에는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공개해 전 세계에 안드로이드 폰을 전파시켰다. 2015년에 설립된 구글 모회사 알파벳에서는 자율주행차 개발과 스마트 시티 건설, 질병 연구 등의 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IT매체 씨넷은 4일(이하 현지시간) 창사 20주년을 맞은 구글이 지금 가장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구글의 방대한 데이터 수집 관행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유튜브에는 잘못된 정보가 만연한 상태다. 구글 직원들은 구글이 미 국방부와 진행했던 AI 프로젝트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전쟁 기술을 개발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라며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고, 검열된 중국 검색 엔진을 개발하려는 회사의 움직임에 항의하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테크낼리시스 리서치 밥 오도넬 분석가는 "회사가 성숙기에 도달하면서, 모든 이슈가 맨 앞에 나서게 됐다"며, "사람들이 이제 구글의 영향력을 인식했고, 구글이 이런 강력한 힘과 통제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나라고 묻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에게 닥친 위기는 당분간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美 대선 개입 의혹부터 개인정보 침해 이슈까지
2016년 미 대선 과정에서 러시아가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를 활용해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구글은 많은 사람들에게 미움을 사고 있다. 최근 구글은 이란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된 계정 58개를 삭제하는 등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가짜 글과 계정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또, 개인정보 침해 이슈도 있다. 지난 7월에는 구글이 협력 중인 외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이 수 백만 명의 지메일 사용자들의 편지함을 함부로 들여다볼 수 있게 방치하고 있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됐다. 지난 달 초에는 사용자가 구글 앱에서 위치 추적 기능을 꺼도 사용자의 위치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제소까지 당한 상태다.
■ 워싱턴의 표적이 된 구글
또, 구글에게 닥친 위기는 미 연방정부의 분위기 변화다. 이전 행정부 시절에는 에릭 슈미트 구글 전 회장이 오바마 행정부의 IT 정책 브레인 역할을 맡아 관계를 이어왔기 때문에 정부와 좋은 분위기로 지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지난 주 트럼프는 “구글에서 트럼프 뉴스를 검색하면 가짜뉴스 미디어의 보도만 보여준다”며 "트럼프 뉴스 검색결과의 96%가 전국 좌파미디어것이다. 매우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는 조심하는 게 좋다. 그들은 공정하지 못하다”며 공격을 이어갔다.
구글은 이에 대해 "우리의 검색 엔진은 정치적인 의제를 반영하지 않는다"면서 "정치적으로 편파적이지 않다"며 즉각 반박했다.
뒤 이어, 이달 초 미 상원 원로인 오린 해치(공화유타주) 의원이 연방거래위원회(FCC)에 구글의 반독점 행위를 조사하라는 서한을 보냈다. 해치 의원은 조지프 사이먼스 연방거래위원회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2013년 구글을 한 번 조사한 이후 구글은 훨씬 더 강력한 시장지배적 기업이 됐다"며 "이제 새로운 반독점 조사를 벌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5일에는 잭 도시 트위터 CEO와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가 미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날 청문회는 외국 해커들이 미 선거에 개입해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는 등 SNS를 어지럽히고 있는 데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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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자리에 구글은 출석하지 않았다. 의회는 증인으로 래리 페이지 알파벳 CEO의 출석을 통보했지만, 구글은 최고경영자 대신 다른 고위급 임원을 보내려 하자 의회 측이 이를 거부했다.
마크 워너 미 상원 정보위 부위원장은 “가장 영향력이 큰 디지털 플랫폼인 구글이 청문회에 최고 경영자를 보내지 않은 건 심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