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토종 우주 발사체 누리호의 시험 발사체가 베일을 벗었다. 시험 발사 예정일은 10월25일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는 오는 10월 발사 예정인 시험 발사체의 비행 모델을 6일 공개했다. 현재 시험 발사체는 발사대 인증 시험을 거치고 있다.
시험 발사체는 무게 52.1톤, 총길이 25.8m, 최대지름 2.6m인 1단형 발사체로서 총 3단으로 구성된 누리호의 2단부에 해당한다. 본 발사체인 누리호에 사용되는 엔진과 동일한 75톤 액체엔진의 비행 시험을 통해 비행 성능과 구조, 전자, 제어 등 시스템을 점검하는 것이 발사 목적이다.
시험 발사 성공 시 발사체 전반 기술의 확보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해당 엔진 4개를 묶는(클러스터링) 본 발사체인 누리호의 제작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75톤급 중대형 엔진 독자 개발...기술 검증 시 우주 발사체 강국 반열
옥호남 KARI 발사체기술개발단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시험 발사체 개발 과정과 현황, 향후 추진 계획 등에 대해 소개했다.
누리호 개발 계획은 총 3단계다. 지난 2010년 3월부터 2015년 7월까지 시스템 설계, 설비 구축 등 1단계를 마쳤다. 이후 발사체, 엔진 등에 대한 상세설계, 시험 발사체 개발과 발사를 올 연말까지 수행하는 것이 2단계 내용이다. 시험 발사 이후에는 3단형 발사체 기술을 개발해 비행모델을 제작, 2회의 시험 발사를 오는 2021년 수행하게 된다.
이번 시험 발사는 누리호 개발 계획 2단계에서의 중간 점검 성격을 지니고 있다.
시험 발사체는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총 약 10분 동안 비행하고 나서 해상에 낙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75톤 액체 엔진의 비행 성능을 점검한다. 또 발사체가 비행하는 동안 전송되는 데이터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지도 검증한다.
옥호남 단장은 "지난 2017년 4월 시험 발사체의 체계모델의 총 조립이 완료됐다"며 "이후 지난 1월 총 조립한 인증모델을 지난 4월부터 4개월간의 종합 연소시험을 거쳐 제작 완료했다"고 말했다.
독자 개발한 75톤 액체엔진 기술 검증에 성공하게 될 경우 우주 발사체 기술 경쟁력을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재 75톤 이상 중대형 엔진을 독자 개발한 나라는 세계적으로 10개 미만이다.
또 클러스터링과 개량으로 소형, 대형 발사체 개발에도 이를 활용할 수 있다.
■"끝없는 시행착오, 반복 시험·설계로 극복"
개발 과정에서 기술적 난제도 있었다. 엔진 개발 과정에서는 연소 불안정이 발생하기도 했다. 연소불안정은 막대한 양의 추진제가 급속히 연소하면서 주파수와 연소실의 고유한 음향장이 공진을 일으켜 불안정한 연소가 나타나는 현상이다.
"엔진을 꾸준히 재제작하는 과정을 거쳐 해결하는 수밖에 없었다"는 게 옥 단장의 설명이다. 지난 2014년 10월 연소불안정이 처음 발생한 뒤 16개원간 20차례 이상의 설계 변경과 재제작, 반복 시험을 거쳤다. 그 결과 지난 2016년 2월 연소불안정을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액체엔진 개발은 엔진 신뢰도 확보를 위해 매주 연소시험을 수행 중이다. 누리호 1단에 투입되는 75톤급 엔진은 약 90회, 7천초 이상의 누적 시험을 수행했다.
발사체 전체 부피의 80%에 해당하는 추진체 탱크 개발도 난관을 겪었다. 무게 절감을 위해 두께는 2~3mm 수준으로 얇아야 했지만, 발사 시 하중과 탱크 내부의 압력을 견딜 수 있어야 했다. 용접 과정이 까다로워 지속적으로 공정을 개선해도 용정 불량이 반복됐다.
옥호남 KARI 발사체기술개발단장은 "2013년에 비로소 추진체 탱크 제작 불량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그외 산화제, 연료 등 공급에 450개 이상 활용된 밸브도 -183도의 액체산소와 접해 발생하는 수축현상 등을 고려하면서도 무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설계, 제작이 반복됐다. 또 나로우주센터 내 시험설비도 외국 기술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각종 문헌을 참고해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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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I는 특히 누리호의 경우 독자 개발되는 만큼 국내 연구진의 전문성이 제일 높아 직접 시행착오를 겪으며 기술 난제를 극복했다고 강조했다.
정병선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우주 발사체 개발 과정에서 만들어진 기술들이 바로 상용화되지 않더라도 파생 기술을 통한 신산업 창출 등 기술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