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활용 계획을 고려해 발사체 기술 개발을 추진해야 하고, 발사 실패를 겪더라도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해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
한국 발사체 개발에 대한 해외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항공우주학회와 함께 6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발사체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10월 말로 예정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의 발사를 계기로, 우리나라 발사체 개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개발 방향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술적 난제, 지속적인 개량·검증으로 극복"
러시아 항공기업 S7 그룹의 자회사 S7 스페이스 고문인 유리 아르주마냔과 우주 로켓 기업인 흐리니체프사에서 설계국 국장을 맡았던 바흐발로프는 심포지엄에서 러시아 발사체 개발 과정을 소개했다.
유리 아르주마냔은 "러시아도 발사체 개발 초기에 엔진 연소 안정화, 가벼우면서도 강도를 보장하는 구조와 소재 확보, 분리 제어 등 기술적 난제로 어려움이 있었다"며 "실패를 거쳐 신뢰성 높은 발사체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유럽 12개국이 출자해 설립한 로켓 발사 전문 기업 아리안스페이스사의 피에르이브 띠시에 CTO는 현재 운용 중인 유럽의 상용 발사체 ‘아리안’의 개발 과정과 향후 개발 방향을 발표했다.
아리안스페이스사는 현재 세계 상업 발사 시장에서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다.
피에르이브 띠시에는 "개발 과정에서 항법 소프트웨어 문제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속적인 검증과 개량을 통해 아리안5를 성공적으로 개발했다"며 "현재는 민간 우주발사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사 비용이 아리안5의 절반 수준인 아리안6를 오는 2020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항우연의 설우석 발사체신뢰성안전품질보증단장은 누리호 시험 발사체의 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설우석 단장은 "해외 선진국의 기술 이전 없이 자력 개발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약 90회 이상의 지상 시험을 통해 기술적 문제점 등을 극복하고 성능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으며, 시험 발사를 통해 엔진 비행 성능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포지엄을 주최한 한국항공우주공학회 노태성 인하대 교수는 “독자 개발 경험이 없는 우리나라가 시험 발사를 통해 엔진 비행 성능을 확인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첫 발사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기대가 크지만 시험은 결과가 아닌 과정인 만큼 차분하게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韓 발사체, 위성 수요 고려한 사업 계획 수립 필요"
전문가 토론에서는 한국형 발사체 개발의 성공 조건과 개발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유리 아르주마냔은 "어떤 위성을 발사할지 고려해 발사체 개발을 진행해야 한다"며 "국내 위성 수요를 고려해 우주 발사체 사업 계획을 수립하지 않으면 애써 개발한 발사체가 활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러시아도 우주 발사체 개발에 있어 실패를 겪었고, 문제가 있는 것 자체가 기회로 돌아올 수 있다"며 "발사체가 매우 정교한 기기인 만큼 어떤 문제든 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발사를 통해 얻은 정보로 실패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해나가는 식으로 기술을 개발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발사체 개발에서 중요한 점에 대해 직접 제작을 담당하는 산업체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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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최소 매년 1회 이상의 발사를 통해 산업체가 안정적으로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장기적으로 민간 기업 주관의 개발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정병선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오늘 심포지엄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최종목표인 오는 2021년 본 발사까지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