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 호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지난 상반기 국내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업체) 기업들이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16개 기업 중 7개 업체가 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지난 1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함에 따라 상반기 총 영업이익이 적자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4분기 연속 적자인 기업도 두 곳이나 됐다.
자동차 카메라용 반도체 업체 넥스트칩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4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영업손실은 31억원이었다.
멀티미디어 반도체 설계 업체 다믈멀티미디어도 2분기 7억8천억원, 상반기 총 1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4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 동운아나텍은 2분기 4억5천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상반기 총 25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이어 크로바하이텍, 이미지스테크놀로지, 티엘아이, 픽셀플러스 등 기업들도 2분기에 모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나타낸 곳은 에이디테크놀로지와 제주반도체 등에 불과했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2분기 3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3437%나 성장했다. 제주반도체도 2분기 영업이익 4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3489%나 상승한 것이다.
국내 팹리스 업계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고 평가받는 실리콘웍스는 2분기 10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전 분기 대비 231%, 전년 대비 61% 오른 수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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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으로 구성된 메모리반도체 업계와는 달리, 국내 팹리스 업체들은 대부분 영세한 규모다. 지난해 글로벌 팹리스 시장 점유율 50위권에 이름을 올린 곳도 실리콘웍스 단 한 곳뿐이었다. 반면, 중국 팹리스 업체들은 10위권 안에 3개나 포함됐다.
팹리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나마 순위 안에 든 실리콘웍스도 LG그룹 계열이라는 점에서, 대기업 위주로 돌아가는 반도체 업계의 현실이 그대로 반영됐다"며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대부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팹리스 생태계를 일으키지 못하면 향후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