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업계가 반도체 장비·소재·부품 등 후방산업계를 육성하는 방안으로 '테스트베드(평가팹)' 구축을 들고 나왔다. 장비 국산화율을 높이는 동시에 영세·중소 업체들의 기술 체질을 개선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도체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전략을 위한 '반도체산업 발전 대토론회'에서 "세계적 수준의 반도체 장비·소재·부품 기업을 키우려면 1차 테스트베드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후방산업계 체질이 개선되면 중국 등과의 격차도 더 벌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학회장은 "우선은 정부가 반도체 분야에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인식을 바꿔야한다"며 "올 초 산업통상자원부가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을 오는 2022년 30%, 소재 국산화율을 70%로 올리고, 장비기업 8개도 키우기로 했는데 이를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관련 업계 대표들도 반도체 테스트베드를 조기에 구축해달라고 정부 관계자에게 호소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향후 3년 뒤 중국이 해낼 수 없는 기술을 우리 업계가 해야 한다"면서 "경쟁국이 결코 쫓아올 수 없을 정도로 기술력을 키웠을 때 정부가 이야기하는 기업 동반성장과 지속성장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준혁 동진쎄미켐 부회장은 "테스트베드 구축은 소재 업체들의 개발력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중소기업들은 테스트베드로 인해 얻는 R&D 이득이 크다"고 밝혔다.
김원경 라온테크 대표도 "국내 업계에서 국산 부품을 지양하는 태도도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며 "테스트베드를 통해 신뢰도 높은 인증서를 발급받는다면, 업체들의 국산 장비 사용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주재동 케이씨텍 대표는 "테스트베드 구축으로 적기에 장비를 개발할 수 있어 장비 국산화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고, 이종수 메카로 사장 역시 "신규 재료를 평가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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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산업부는 올 하반기 내로 실행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제안된 의견들을 바탕으로 테스트베드 구축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짜겠다는 방침이다.
박영삼 산업부 전자부품과장은 "하반기에 구체적으로 (테스트베드 구축) 실행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반도체 장비·소재·부품 등 후방산업과 관련한 R&D 예산도 내년에 크게 늘어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