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9 출시를 앞두고 알뜰폰 업계에서 이른바 “우리도 판매합니다” 식의 구호가 사라졌다. 주요 알뜰폰 회사들이 이동통신사의 인기 스마트폰 출시 시점에 똑같이 물량을 확보해 진행했던 마케팅이 자취를 감춘 것이다.
그동안 알뜰폰 업체들은 소량이나마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출시 시점에 물량 확보에 노력을 기울였다. 저가폰만 취급한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알뜰폰의 단말 수급 노력이 사라진 배경에는 자급제폰 출시 효과가 꼽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부터 동일한 가격의 자급 단말을 이통사향 모델 출시 시점과 동시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알뜰폰 회사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와 같은 제조사의 유통 창구를 활용하고, 굳이 단말 수급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된 것이다.
이후 시장에는 갤럭시A8, 갤럭시A플러스, 갤럭시J6 등이 자급제폰으로 출시됐고, LG전자에서는 LG Q7, Q7플러스, G7 씽큐 등이 잇따라 출시됐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알뜰폰 회사는 소비자가 자급제 폰을 구매하면 유심 요금제 상품을 판매하고 서비스 개통만 처리하면 된 셈이다.
물론, 100만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사양의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알뜰폰 요금제로 개통하려는 소비자가 많은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자급제폰 출시 확대로 알뜰폰의 마케팅에 변화가 생긴 점은 주목할 일이다.
알뜰폰 회사들은 갤럭시노트9 출시에 맞춰 경쟁력을 갖춘 유심 요금제를 알리기에 한창이다. “우리도 갤노트9 있다”고 외치는 대신 저렴한 요금제를 홍보할 여력이 생긴 셈이다.
이는 이동통신사와 요금 경쟁으로 시장의 경쟁구도를 유지하려 했던 알뜰폰의 도입 취지에 부합한다. 또 자급제폰이 늘어나면서 소비자의 선택지도 늘어났다. 최고급 사양의 스마트폰을 쓰더라도 조금 더 저렴한 요금제를 선택하려는 소비자에게 유리한 구조가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알뜰폰 회사는 온라인 쇼핑몰 회사와 함께 자급제폰 판매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이통사의 대규모 프로모션과 비교해 그 대상이 소수일지라도 다양한 이용자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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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제 활성화의 정책 목표는 최종적으로 단말기와 서비스 시장을 분리하는데 있다. 기존과 같은 보조금 경쟁에서 벗어나 단말은 단말끼리, 이통사는 요금으로 본원적 경쟁을 하자는 것이다.
자급제폰 출시 확대가 시장의 요금경쟁 구도에 긍정적 시그널을 주고 있다는 점은 반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