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 완화 기조가 무르익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규제 혁파'를 외치고 나선 가운데 여야 역시 8월 중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대해 합의한 상황이다.
은산분리 완화 시 인터넷전문은행의 참여주주이자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인 KT와 카카오는 은행 의결권 지분을 4%(의결권 포기 시 10%까지)에서 34%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이에 향후 주주 간 지분 협의가 어떻게 이뤄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 후 인터넷전문은행의 성패의 전제는 주주 지분율 조정이라고 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당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은산분리 완화 혹은 폐지를 전제로 콜옵션 계약을 작성했다. 규제가 풀리면 비금융주력자가 은행 지분을 더 많이 보유할 수 있도록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즉, 산업자본이 최대주주나 1대주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분율 조정에 조력한다는 것이 골자다. 콜옵션은 미리 정해둔 조건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다.
케이뱅크의 경우에는 KT가 우리은행, NH투자증권이 보유한 의결권 없는 전환주, 전환권이 행사된 보통주, 유상 증자 때 발생한 실권주를 대상으로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계약 이행시 KT는 케이뱅크 지분 28~38%를 확보한 1대 주주로 등극할 수 있다.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은 지분율이 낮아저 각각 2대, 3대 주주가 된다.
카카오뱅크의 컨소시엄 역시 카카오가 현재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로부터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콜옵션 행사로 카카오의 지분율은 30%까지 높아지며,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카카오보다 1주 적은 2대 주주로 내려온다.
다만 관건은 은산분리 규제 완화 시점이다. 또 여야 합의대로 34%까지 은행 의결권을 보유할 수 있는지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실제 은산분리 규제 완화 시행일이 늦어진다면, 두 은행은 추가 유상증자를 해야하기 때문에 지분율이 변할 가능성이 있다.
케이뱅크 측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전) 계약 내용은 은산분리 완화 시 KT가 지분을 더 많이 가져갈 수 있다는 내용"이라며 "1대 주주의 지분을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가, 1대 주주와 2대 주주 등이 보유한 지분율은 어느 정도 차이나는가에 대해 주주 간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케이뱅크는 후속 증자를 고려 중에 있다"며 "주주 간 지분율 문제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 이후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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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최근 카카오뱅크 유상증자 때 실권주를 의결권이 없는 전환우선주로 매입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보통주 10%, 전환우선주 8%를 보유해 총 1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카카오의 배재현 대표는 "콜옵션 금액은 정해져 있지만 인수하는 지분률에 대해서는 주주들과 합의해야 한다. 자세한 상황은 공개가 불가능하다"며 "추가 지분 취득 금액은 현재 영업현금흐름액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