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업, 제주서 맘껏 놀게 하자"

업계·협단체, "특구 지정해야" 한 목소리

컴퓨팅입력 :2018/08/07 16:23    수정: 2018/08/07 16:24

제주특별자치도를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련 기업들이 제주에서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게 하자는 주장이다.

원희룡 제주 지사를 위시해 블록체인 업계와 협단체, 학계, 개별 기업이 다양한 경로로 정부에 제주 블록체인 특구 조성을 건의할 예정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블록체인기업진흥협회와 탐라금융포럼 등이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제주특별법)'에 제주 블록체인 특구 조성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기 위해 적극 나섰다.

블록체인기업진흥협회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암호화폐발행(ICO) 실시와 암호화폐 거래소 설립 및 운영에 대한 제주도의 자율권을 보장해 줄 것"을 중앙 정부에 건의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지난달 출범한 블록체인기업진흥협회는 페이게이트, 온페이스, 비씨칸, 코리아펀딩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다양한 분야 전문기업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유준상 한국정보기술연구원장이 협회 이사장을, 유근찬 전 의원이 협회 회장을 맡아 이끌고 있다.

한국블록체인기업진흥협회는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정부가 제주도의 블록체인 정책 수립 자율권 보장해 줄 것을 요구했다.

■ "블록체인, 4차산업혁명 선도·일자리 창출 큰 효과"

유준상 이사장은 이날 제주 블록체인 특구 지정으로 "외국 (블록체인) 기업을 유치하고 국내외 프로젝트의 ICO를 실시하면 핀테크 산업발전의 병목현상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블록체인 산업은 국가적 과제인 중소기업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며 "한국 암호화폐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같이 건의한다고 덧붙였다.

탐라금융포럼의 강성호 이사장도 이날 행사에 참여, 제주도가 블록체인 특구로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탐라금융포럼은 제주 블록체인 정책 수립을 위해 결성된 금융위원회 인가 단체다.

강 이사장은 "제주도는 제주특별법에 따라 국방, 사법, 외교를 제외한 자치권을 가지고 있다"며 "제주특별법에 ICO 실시 등에 대한 자율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키면 블록체인 특구 조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블록체인이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시대 선도와 일자리 창출에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제주 특별법 개정에 블록체인 특구가 꼭 반영될 수 있게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계 블록체인 전문가로 평가받는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김형중 교수도 이날 행사에 "제주를 블록체인 규제 샌드박스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샌드박스는 푹신푹신한 모래를 채워 넣은 박스를 만들어 아이들이 그 안에서 안전하게 마음껏 놀 수 있게 한 공간이다. 여기서 의미가 확장된 규제 샌드박스는 기업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게 안 되는 것만 정해 놓고 모두 다 하도록 허가한 곳을 말한다.

김 교수는 "최근 원희룡 지사를 만나서 제주도에서 ICO 샌드박스를 설치하는 것과 제주도에 거래소를 설립한 경우에 제주 은행이 가상 계좌를 열어 주도록 지원하는 것 두 가지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렇게 하면 전세계 블록체인 기업들이 제주도로 몰려들고 엄청난 세수 수입이 생기고 양질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것이 받아들여지면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까지 실시한 최고의 경제 치적이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 해외 기업들도 관심…"제주 ICO 가능해지면 이전 계획도"

이날 행사엔 블록체인 기업들도 다수 참여해 제주도 블록체인 특구 지정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핀테크 전문업체 페이게이트의 박소영 대표는 "제주 블록체인 특구가 생기면 우리같은 기업이 참여해 시장에 좋은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페이게이트는 가상계좌를 이용해 현금-암호화폐 간 거래를 해도 추적할 수 있는 자금세탁방지 솔루션을 개발했다. 저축은행과 협력해, 투자자가 어떤 은행 계좌를 이용하고 있어도 거래소가 투명하게 집금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서비스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박 대표는 "기업들에게 공평한 기회만 준다면 암호화폐 산업 생태계를 훨씬 투명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해외 기업들도 제주 블록체인 특구 지정 소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ICO 진행을 추진하고 있는 한 블록체인 업체 관계자는 "싱가포르에서 ICO를 진행하려면 현지 법을 잘 아는 브로커를 통해야만 가능하고 그 비용도 상당하다"며 해외 ICO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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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제주도에서 ICO가 가능해진다면 제주도로 이전할 생각도 있다"며 "우리 팀뿐 아니라 해외 다른 팀들도 제주도 크립토밸리 조성 소식을 듣고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일 원희룡 제주지사는 한 블록체인 컨퍼런스(후오비카니발)에서 "제주도를 블록체인 허브도시 성공모델로 만들기 위해 정부와 구체적인 협의에 나서겠다"고 블록체인 특구 조성 추진을 공식화 한 바 있다. 원 지사는 오는 8일 세종시에서 열리는 ‘혁신경제관계장관 및 시도지사 연석회의’에 참석해 정부에 이를 건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