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 강화한 '아이들나라 2.0', 맘카페 또 사로잡나

그림-TV 화면 접목한 유아 콘텐츠 눈길

방송/통신입력 :2018/07/31 14:35    수정: 2018/07/31 16:20

직접 그린 돼지 그림이 곧바로 TV에서 동화 '아기돼지 삼형제'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팔다리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한가롭게 들판을 거닐었다.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LG유플러스가 제작한 IPTV 콘텐츠 '내가 만든 그림책'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같은 방식으로 물고기 그림을 촬영해 TV로 전송하자 바닷속에서 헤엄치는 모습이 등장한다. AR 콘텐츠 '물고기 그리기'를 통해 체험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3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IPTV용 유아 서비스 플랫폼 '아이들나라' 신버전을 발표하면서 신규 콘텐츠인 AR 서비스들을 선보였다.

아이들나라의 주 이용자층이 모여있는 이른바 '맘카페' 등에서 호응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온라인 SNS에서 '디지털 교육법'에 대한 관심과 정보 교류가 늘어나는 가운데, 30대 여성 자사 IPTV 가입자가 분기마다 10%씩 증가하는 추세다.

'물고기 그리기' 이용 화면. '아이들나라 2.0'이라고 적힌 물고기 그림이 화면에서 움직이는 물고기로 나타났다.
'내가 만든 그림책'을 통해 '아기돼지 삼형제' 속 셋째 돼지를 촬영하는 모습.

LG유플러스가 AR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실내에서 아이들의 체험학습을 도와주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엽 LG유플러스 기술개발그룹장 상무는 "아이들이 밖에 뛰어놀지 못할 때에는 체험학습이 제한된다"며 "(실내에서)체험학습을 돕는 플랫폼이 되기 위해 AR이 제일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기술 도입 이유를 밝혔다.

아이들나라 2.0에서는 네이버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인공지능(AI) 번역 엔진 '파파고'를 활용한 듣기·말하기 교육 콘텐츠도 탑재했다. 언어를 설정하고 TV에 말을 건네자 인식한 음성 내용에 맞는 번역문을 보여주는 동시에 바로 이를 읽어주는 안내음이 흘러나왔다.

아이들나라 2.0 파파고 외국어 놀이 이용 화면.

이건영 LG유플러스 홈/미디어상품 담당은 이 서비스에 대해 "평균적으로 95% 이상의 음성인식 정확도를 보인다"며 "어린이에 특화된 음성인식 모듈을 추가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얻은 고민을 바탕으로 자체제작 콘텐츠도 출시했다. 초기 시장 플레이어로서 업계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을 붓는 것으로 봐달라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3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이들나라 2.0' 기능을 소개했다. 왼쪽부터 이상엽 LG유플러스 기술개발그룹장 상무, 이건영 LG유플러스 홈/미디어상품 담당, 송구영 LG유플러스 홈/미디어 부문장 전무, 정혜윤 LG유플러스 홈/미디어 마케팅 담당.

이건영 담당은 "전통 매체에서는 이미 존재하는 VOD 등을 잘 수집하는 게 중요했다면, 아이들나라에서는 방송 콘텐츠가 아니었던 '유튜브 키즈'를 도입하는 등의 시도를 했다"며 "새로운 창의·융합형 콘텐츠를 선보여야 했는데 관련 투자가 업계에서 잘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마중물 개념으로 콘텐츠에 투자한 것이고, 양방향 콘텐츠가 주를 이루고 있다"며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콘텐츠 사업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첨언했다.

아이들나라의 누적 이용자 수는 지난달 기준 120만을 돌파했다. 월간 실 사용자 수는 70만 가량이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셋톱박스가 185만대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약 3분의 1 정도의 이용자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셈이다. 송구영 LG유플러스 홈/미디어부문장 전무는 "아이들나라를 이용하는 가입자들의 해지율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LG유플러스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각 성장 단계에 맞는 키즈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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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화두인 넷플릭스 제휴 건에 대한 질문도 등장했다.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가 IPTV 콘텐츠 제휴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는 수익 배분 측면에서 국내 방송채널사업자보다 넷플릭스를 우대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송구영 전무는 "업계 우려가 많아 사업 리스크, 규제 환경, 국내 콘텐츠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 여러 측면에서 재검토를 하는 상황"이라며 "아직 넷플릭스가 IPTV에 출시되는 시점은 정해진 게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