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코리아가 올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20차례나 넘는 화재 사고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상당 부분 훼손됐고, 대규모 리콜을 진행해 이에 대한 충당금을 직접 지불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업계에서는 BMW 코리아가 3년전부터 화재 사고에 철저히 대응했다면, 올해와 같은 불상사가 나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3년전에는 단순한 사과에 그쳤다면, 올해는 서비스 센터 24시간 가동이라는 후속 대책을 내놓아 비교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 “조사에 적극 협조” 미온적인 사과 그쳐
BMW 차량 국내 화재 사고가 본격화된 시기는 지난 2015년 11월부터다. 2015년 11월 3일 경기도 고양시 자유로, 5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파크 아파트단지 인근 사거리, 7일 경기 구리시, 8일 서울외곽순환도로 청계 요금소 부근 등에서 연이어 화재가 일어났다.
화재 사고가 연이어 나자, BMW 독일 본사는 BMW 코리아보다 먼저 공식 입장을 내놨다.
BMW 독일 본사 관계자는 지난 2015년 11월 9일 지디넷코리아와의 트위터 인터뷰에서 “한국에 연이어 발생한 화재 사고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현재 BMW는 피해 소비자와의 연락을 통해 적절한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BMW 코리아 관계자는 독일 본사와 다른 입장을 내놨다. 2015년 11월 3일 발생한 자유로 5시리즈 화재 사고는 리콜 조치 후 일어난 사고지만, 같은해 11월 5일 상암동에서 난 화재 사고는 외부 공업사 정비 후 나타난 사고라는 입장이다. 소비자들은 BMW 코리아의 미온적인 태도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가중되자, BMW 코리아는 독일 본사의 입장이 전해진 후 하루만인 2015년 11월 10일 김효준 당시 BMW코리아 사장(현 회장) 명의의 사과문을 냈다.
김효준 회장은 당시 “최근 보도된 차량 화재 사고 경위를 일차적으로 파악해 자유로에서 발생한 화재 건은 현재 독일 본사와 외부 공신력있는 조사 기관과 협조하여 정확한 원인을 면밀히 조사 중에 있다”며 “추후 관련 기관과 함께 최대한 빠른시일 내에 원인을 규명하여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밝히는 한편, BMW 공식 서비스 센터에서 수리를 받으신 고객 차량의 경우, 조사 결과에 따라 자발적으로 환불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회장은 화재 재발 방지를 위한 부품 점검, 소프트웨어 점검, 수입 과정에서의 결함 내역 점검 등 화재 재발 방지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2018년 : 뒤늦게 “24시간 서비스센터 가동” 발표
BMW 코리아의 사과문 발표에도 차량 화재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특히 올해는 BMW 차량 화재 사고가 20차례가 넘는 등 2015년보다 더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BMW 코리아가 2015년부터 화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면, 이같은 사고는 방지됐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BMW 코리아는 26일과 30일 두 차례나 화재 사고 방지를 위한 대책을 내놨다.
BMW 코리아는 26일 대책방안 발표에서 2011년 3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생산된 42개 차종 디젤 모델(10만6천317대)을 자발적으로 리콜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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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코리아에 따르면 화재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은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 이상이다. BMW 코리아는 전문 테크니션이 EGR 부품 내부 상태를 내시경 장비로 진단하고, 진단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 리콜 전담 고객센터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확대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대책방안 발표 이후 화재 사고가 이어지고, 고객 집단 소송 계획이 전해지자 BMW 코리아는 30일 추가 대책안을 내놨다. 우선 리콜 전담 고객센터 운영을 24시간 운영으로 전환하고, 자체 안전진단을 2주만에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