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결제단말기, 3년 내 10만대 보급"

[인터뷰] 잭 체아 펀디엑스 CEO "보편결제 수단 자신"

컴퓨팅입력 :2018/07/10 15:52    수정: 2018/07/11 18:24

암호화폐는 보편적 결제수단이 될 수 있을까? 꽤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암호화폐로 언제 어디서나 결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나섰지만, 아직까지 소비자들이 체감할만한 성공사례는 없다.

결제 방법이 다소 복잡한 데다 사용할 수 있는 매장이 적은 탓이 크다. 신용카드처럼 거의 모든 상점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가 나오려면 복잡성과 접근성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해야 한다.

이런 쉽지 않은 과제에 도전장을 던진 업체가 있다.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 개발업체 펀디엑스가 그 주인공이다. 펀디엑스는 자체 결제 단말기(POS) 보급으로 두 가지 난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잭 체아(Zac Cheah) 펀디엑스 CEO는 최근 진행한 서면 인터뷰를 통해 "QR 코드 간편결제 서비스인 '펀디 펀디' 앱을 인도네시아에서 성공시킨 경험을 토대로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일상적인 거래를 가능케하는 POS 제품을 개발했다"며 "가맹점과 소비자가 물 한병 사는 것만큼이나 쉽게 블록 체인 기반 결제를 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향후 3년간 전 세계에 펀드엑스 POS 단말기 최소 10만대 이상 보급"을 중단기 목표로 제시했다. "암호화폐공개(ICO) 이후 6개월 동안 2만5천대 POS 단말기 선주문이 들어올 만큼 시장반응이 좋다"며 목표달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잭 체아 펀디엑스 CEO

암호화폐 결제 왜 필요하나?

잭 체아 CEO는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결제가 동남아시아 같은 개발도상국뿐 아니라, 한국처럼 신용카드 시스템이 잘 갖춰진 국가에서도 유용한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동남아시아 인구 중 73%는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신용 등급을 확인하기 어렵고 대출 등 금융 서비스를 받기도 어렵다. 모든 거래가 기록되고 추적가능한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결제를 이용하면, 은행 계좌 없이도 신용 기록을 보유하게 된다.

체아 CEO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모든 사람이 자신의 신용 기록을 보유하고 금융 서비스를 액세스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라며 "이렇게 되려면 암호화폐 기반 결제가 일상 생활에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결제는 신용카드 결제와 비교해도 강점이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환전 수수료나 해외 결제 수수료를 부담할 필요가 없다. 가맹점도 기존 카드보다 훨씬 저렴한 수수료만 내면 된다.

체아 CEO는 "가까운 시일 내에 암호화폐 보유자가 점점 더 많아 질 것"이라며 "해외 지출이나 해외 결제와 같은 특정 상황에서 사람들이 신용카드 보다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펀디엑스는 신용 지불 시스템과 달리 판매자에게 거래 수수료를 청구하지 않는다"며 "이 수수료는 가맹점에게 돌아가서 추가 소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펀디엑스 POS 단말기

펀디엑스, POS 단말기로 다른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와 차별화

펀디엑스는 신용카드 결제 망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쉽고 간편한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해 POS 단말기를 직접 만들어 공급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체아 CEO는 현재 암호화폐를 이용한 결제 방식이 상당히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길고 복잡한 블록체인 퍼블릭 키와 프라이빗 키를 관리하는 일은 일반 소비자들이 디지털 월렛을 만드는 데 있어 중요한 장애물"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런 복잡성 때문에 암호화폐 지불 결제가 확산되지 못하는 것은 물로 암호화폐 지갑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 보안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복잡성을 줄이기 위해 등장한 비트인 직불 카드 등의 서비스도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서비스는 비자나 마스타카드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때문에 신용카드 업체 결정에 따라 서비스가 중단될 수도 있다는 위험을 안고 있다"는 얘기다.

펀디엑스는 전용 POS와 애플리케이션, XPASS 카들까지 일련의 결제 시스템을 모두 제공해서, 신용카드 네트워크에 의존하지 않고도, 간편한 방식으로 서비스가 가능하게 해준다. 현재 10가지 이상의 암호화폐를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다.

펀디엑스 POS는 자체 앱 스토어 기능도 갖추고 있다. 앱 스토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현재 ▲비자카드·마스터카드·애플페이·삼성페이 결제 지원 ▲재고관리 ▲회원 관리 ▲고객 신용 이력 관리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POS에 상상하는 기능을 만들어 추가할 수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한 POS 디바이스라고 자부한다"고 체아 CEO는 말했다.

펀디엑스 POS는 파일럿 생산 및 테스트를 위해 500대 제작됐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 스위스 등에서 사전 주문이 들어온 물량은 ICO 후 6개월 동안 2만5천대에 이른다. 목표는 3년 내 전세계 10만 대를 보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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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디엑스는 한국을 특히 중요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 체아 CEO는 "한국이 전세계 암호화폐 거래량 중 35%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암호화폐를 통한 지불 결제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각국 규제를 매우 주의하고 있다"며 "펀디엑스 POS 디바이스는 암호화폐를 법정화폐로 교환하거나 법정통화로 암호화폐를 구입하는 기능도 제공할 수 있지만 기능 활성화 여부는 각 나라 상황에 맞게 적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