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탈중앙화를 항상 고집할 필요는 없다. 중앙 시스템과 탈중앙 시스템을 잘 섞어서 원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또 사용자가 이질감이나 거부감 없이 들어올 수 있는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을 고민해야 한다.”(그라운드X 이종건 디렉터)
탈중앙 시스템을 지향하는 블록체인 기술 연구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중앙시스템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탈중앙 시스템을 섞어 쓰는 것이 좋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또 암호화폐 일종인 토큰을 보수로 주는 ‘토큰 이코노미’가 잘 구축되기 위해서는 결국 서비스 본질적 가치가 중요하다는 지적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 이종건 디렉터 ‘그라운드X가 그리는 블록체인 미래’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는 3일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블록체인으로 그리는 미디어의 미래’란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인 그라운드X의 이종건 디렉터는 ‘그라운드X가 그리는 블록체인의 미래’란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먼저 그는 “블록체인은 기존 사업의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줄 수 있다”며 “모든 비즈니스가 블록체인 위에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미디어 쪽에서도 많은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종건 디렉터는 블록체인 기술과 서비스가 아직 초기 단계라 특정 분야에서, 한정적으로만 운영되다 보니 실패한 서비스로 봐도 무방할 만큼 의미 있는 성과가 없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그 예로 암호화폐 지갑을 가진 사용자가 전체 인터넷 사용자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수치를 들었다.
블록체인 기술이 보다 대중적인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으로 그는 중앙화시스템에 탈중앙화를 섞어 사용하는 게 아이디어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사용자들이 이질감 없이 접근하기 쉽도록 기존 서비스와 유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즉 많은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지만, 블록체인의 분산화는 확장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으므로 현실적인 요구를 고려해 중앙화된 시스템과 결합하는 쪽으로 가는 게 좋다는 설명이다. 또 사용자 친화적인 UI와 UX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 조영신 SK연구원 “토큰은 부차적 흥미”
토론자로 참여한 SK경영경제연구소 조영신 정보통신실 수석연구원은 토큰이 플랫폼에서 갖는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조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그 동안은 집객을 위해 막대한 부를 가진 사업자들이 사용자들에게 현금을 보상으로 주는 방법을 썼다. 우버와 에어비앤비 같은 기업들이 서비스 이용 경험을 늘리기 위해 많은 마케팅 비용을 태웠다.
반면 토큰 이코노미 안에서는 돈이 없는 기업들도 집객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다. 미래에 가치가 있을 수 있는 토큰을 지급함으로써 사용자들을 모으고, 나중에는 토큰 거래와 환전까지 해주는 혜택을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조 수석연구원은 토큰 이코노미가 잘 돌아가더라도 결국은 서비스 본질의 가치가 높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영신 수석연구원은 “사람들은 토큰을 받기 위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 그 서비스가 좋아서 부차적으로 받는 흥미”라면서 “토큰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서비스가 진화하거나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옵션이 생기는 것이니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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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종건 디렉터는 공감하면서도, 토큰 이코노미가 기존에 없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고 첨언했다. 또 꼭 보상이 금전적일 필요는 없다고도 덧붙였다.
이 디렉터는 “행동 심리학적 측면에서의 토큰 이코노미를 생각해볼 수도 있다”면서 “보상이 꼭 금전적일 필요는 없다. 유니세프에 기증을 하고, 여기서 발송해주는 레터를 보고 만족하는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동인을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