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규모 스타트업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자 접점에 있는 O2O(온라인에서 오프라인 서비스 중개) 스타트업들의 올 하반기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8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유력 IPO(기업공개) 대상으로 거론돼 온 O2O 스타트업들은 하반기 사업 확장에 몰두한다는 계획이다. 상반기까지 스타트업들의 투자회수(엑시트) 성과가 미미했는데, 하반기에도 스타트업들은 엑시트보단 사업 확장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정부, 스타트업에 대규모 투자…엑시트는 아직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초부터 5월 말까지 스타트업 583곳에 1조2천913억원이 신규 투자됐다. 이는 전년동기 신규 투자금액 7천900억원(488개사) 보다 63% 많다. 반면 5월 말 기준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VC(벤처캐피탈) 투자기업의 수는 9곳으로 집계 기간이 5개월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36곳, 2016년 60곳에 비해 부진한 수치다.
이와 관련 한국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작년에 벤처 펀드가 많이 늘어 2014~2016년에 비해 투자가 대폭 증가했다”며 “코스닥 상장이 갑자기 몰아서 될 때도 있기 때문에, (하반기) 전망에 대해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규모 투자로 스타트업 기업가치는 꾸준히 상승할 전망이다.
지난해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통해 8천6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하고 올해 48개 VC를 통해 1조8천153억원 규모의 투자에 나선다. 지난해 신규 벤처펀드 조성액은 4조4천430억원, 실제 벤처투자 규모는 2조3천80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올해도 추경으로 모태펀드에 2천500억원을 배정하기로 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투자 열기가 1, 2분기에 컸고, 앞으로도 투자 추세가 이어질 거 같다”며 “이제는 큰 M&A, 엑시트 성과가 나올만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6·13 지방선거도 끝났으니 규제 완화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소기업중앙회) 혁신성장위원회 등에서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으니, 스타트업들에게도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임 센터장은 “아직도 스타트업 M&A가 활발한 편은 아니며 수십억에서 수백억대의 스몰딜이 위주고, 1천억원 이상의 홈런딜은 극히 드물다”면서 “M&A는 아니지만 블루홀, 빅히트 등이 좋은 엑시트 사례”라고 설명했다.
■O2O 스타트업들, 엑시트 보단 사업확장 주력
코스닥 상장이 유력한 O2O 스타트업들은 하반기 중 IPO 대신 사업 확장에 비중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숙박업소 중개 어플 ‘여기어때(위드이노베이션)’와 ‘야놀자’는 두곳 모두 IPO 유망 업체로 손꼽히나 당분간은 서비스 확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어때는 하반기 신규 액티비티 사업에 집중해, 소비자들에게 종합 숙박과 액티비티 모두를 포괄하는 브랜드로 각인시킨다는 목표를 밝혔다. IPO는 2019~2020년 경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그간 여기어때가 종합 숙박이라는데 갇혀 있었는데 이제는 액티비티 사업까지 확장했다”며 “숙박 O2O 업체로서 프랜차이즈 쪽으로는 지금까지 해온 추세를 이어가고, 액티비티 외 추가적인 사업 계획은 당분간 없다”고 밝혔다.
야놀자도 최근 투자받은 400억원을 활용해 서비스 개발 및 해외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코스닥 상장과 관련해 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를 선정하고, 2022년 경 상장 추진을 목표로 한다.
배달음식 중개 플랫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하반기 IPO 보단 실적 견인에 집중할 방침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4월 2017년 실적을 공개하면서 올해는 전년대비 7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주력하는 푸드테크 사업도 주목할 만하다.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배달 로봇 ‘딜리’ 시제픔에 대한 1단계 프로젝트 결과를 공개한 가운데 2단계 프로젝트를 위한 제반 작업에 들어갔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1단계 프로젝트의 결과를 바탕으로 2단계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며 “대학 캠퍼스, 아파트 단지, 오피스텔 건물 등 실내외 복합 공간으로 연구를 진척시켜 나가기 위한 준비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 LG디스플레이, 스타트업 육성 '드림플레이 데모데이' 열어2018.07.08
- '2018 정보보호 스타트업 포럼' 11일 개최2018.07.08
- 크로스쇼크, 게임 스타트업 지원 위해 ‘메조미디어’와 제휴2018.07.08
- 프라이머, 배치 14기 스타트업 모집2018.07.08
국내 1위 모바일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도 업계에선 코스닥 상장 물망에 올랐으나 당분간은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직방 관계자는 “이제는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는데, 상반기 호갱노노 인수, 다음부동산 운영 건들이 있어 하반기에는 기존 서비스를 고도화할 예정이고 내년까지도 별다른 계획은 없다”며 “직방 하면 원룸이나 오피스텔뿐 아니라 아파트도 떠올릴 수 있는 종합 부동산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서비스 고도화 작업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