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시대 망중립성, 핵심 가치는 뭘까

[긴급진단- 망중립성⑤-끝] '합리적 차별' 진지한 고민 필요

방송/통신입력 :2018/06/26 17:33

“초고대역 초광대역 주파수와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통해 서비스 별로 차별화된 네트워크 품질 제공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융합 신산업을 창출한다.”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5세대(G) 이동통신의 특징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와 같다.

5G 통신은 초연결 지능형 네트워크의 중심에 있다. 5G 이동통신망과 촘촘한 사물인터넷 네트워크는 4차 산업혁명의 초연결 인프라나 다름 없다. 따라서 5G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겠다는 정부 정책 목표의 핵심 역할을 한다.

주목할 부분은 4차 산업혁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5G통신의 특성을 제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수조원을 투입해 국가적인 인프라를 구축해도 5G 특성을 잘 살리지 못하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겠다는 정부의 뜻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 서비스 별 QoS 보장…4차 산업혁명 원동력

특히 5G 서비스에선 네트워크 슬라이싱이 핵심적인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차별화된 네트워크 품질을 제공해 서비스 별로 요구사항에 맞춘 다양한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망중립성 원칙에 대해 좀 더 유연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전송되는 모든 데이터를 동일하게 취급한다는 획일적 망중립성 규제에 집착할 경우엔 서비스 별 맞춤형 품질을 제공하는 5G 통신의 기본 속성을 제대로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서비스 별 특성을 결합한 네트워크 기반 서비스는 맞춤형 서비스품질관리(QoS)가 반드시 필요하다. QoS 보장은 4차 산업혁명의 혁신적 서비스를 만들어내기 위한 절대적 필수 조건이란 뜻이다.

이를테면 초저지연을 유지하고 대량의 데이터가 초고속으로 오가야하는 커넥티드카와 원격의료와 소량의 데이터 연결성을 보장하면 되는 기본적 IoT 서비스의 네트워크 품질을 동등하게 취급할 수 없다.

QoS 보장이 안된 통신에 기대 목숨을 내놓고 자율주행 차량에 몸을 싣게 할 수 없다는 뜻이다.

5G 네트워크의 특성

■ 경쟁과 이용자 편익 관점 재검토해야

결국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한 투명성을 유지하면서 '원칙 허용, 예외적 불허'라는 트래픽 관리 정책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즉, 망중립성을 절대 선으로 보지 않고 합리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망중립성을 절대 선으로 보는 아니라 시장 상황에 맞게 변화하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네트워크가 CP와 이용자를 매개하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양면시장의 비즈니스 모델을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망중립성이 경쟁과 혁신, 이용자 편익 제고 등 시장의 근본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만큼 시장의 경쟁상황 변화와 정책 목표 등에 따라 망중립성 제도에 대한 합리적 재검토와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통신 네트워크를 넘어 ICT 네트워크로

이와 같은 합리적 재검토를 위해서는 망중립성을 바라보는 프레임부터 바뀔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망중립성은 산업 발전에 맞춰 변하는 원칙이고 학술적 관점에서 개념이 처음 제시될 당시 차별없이 상호접속할 수 있고 접근성을 보장하자는 의미였다”면서 “망에 대한 이분법적 논란이나 강제적 규제로 볼 것만 아니라 사회적 합의를 통해 산업 생태계의 공동 발전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5G 시대에 네트워크는 기존 통신 네트워크 수준과 달리 봐야 한다는 의견이 주목된다. 단순 통신사의 서비스를 위한 네트워크가 아니라 ICT 산업 전체를 위한 네트워크라는 뜻이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ICT 산업을 하나의 공장으로 비유하면 네트워크는 공장을 돌아가게 하는 컨베이어벨트와 같은 설비”라며 “컨베이어벨트에 어떤 것이든 차별 없이 동등하게 실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어떤 룰도 없이 무게나 부피가 과도한 물건을 마음대로 올려놓으면 설비가 버틸 수 없어 공장이 더 이상 가동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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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업계 내에서는 네트워크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의 대결 구도로 보는 우물 안 개구리 시각을 피해야 한다는 지적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ICT 업계 관계자들은 “유럽 사례를 보면 글로벌 기업의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망중립성 정책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망중립성 정책이 해외 인터넷 기업의 국내 시장 영량력만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지 않은지 5G 네트워크 상용화에 앞서 되짚어볼 시점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