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가 크고 비싼 가구나 가전을 구매할 때 고민되는 것 중 하나가 과연 우리 집에 잘 어울릴까다. 집안 분위기와 맞는지, 또 공간이 적당한지 등을 눈으로 대강 짐작하고 비싼 돈 들여 구입했다가 받아 본 뒤에야 후회 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행착오를 확 줄여줄 수 있는 기술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공간데이터 플랫폼 스타트업 어반베이스는 2D 실내 도면을 수초만에 3D로 변환하는 기술 특허를 가진 어반베이스가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국내 아파트 3D 도면의 70%를 갖고 있으며, 다양한 상품 3D 파일을 보유하고 있다.
어반베이스는 홈디자이닝 가상현실(VR) 앱 ‘어반베이스 VR’을 서비스 하고 있다. 이 서비스에서는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도면을 불러 3D로 변환시킨 뒤 자신의 취향에 맞는 가구나 소품들을 배치해볼 수 있다. 가상 인테리어가 가능한 것이다.
회사는 어반베이스 VR을 생활가구 전문 브랜드인 일룸에 제공하고 있다. 일룸에 방문한 고객들은 아파트 도면 찾기, 가구배치, 인테리어, 견적서 확인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파트가 아닌 경우 ‘방 만들기 기능’을 통해 자유롭게 방을 만들고, 꾸밀 수도 있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호갱노노’, 가전 전문점 ‘LG베스트샵’에서도 어반베이스의 VR 서비스를 도입해 사용 중이다.
어반베이스 방현우 최고기술책임자(CTO)에 따르면 이 회사는 2D 도면을 3D로 변환시키는 자동 모델링 엔진 기술을 갖고 있다. 코엑스나 타임스퀘어처럼 복잡한 실내도 2D 도면만 있다면 금세 3D로 바꿀 수 있다. 또 이를 활용해 실내지도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어반베이스는 다양한 도면을 수집하고 기계학습을 시키면서 정확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국내에 3D와 건축을 다 이해하는 전문가가 많지는 않아요. 저희는 소프트웨어개발자킷을 만들어 다양한 협력사들과 어반베이스 기술이 쓰일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지금은 이미지 품질이 좀 떨어지지만, 올 하반기 하이렌더링 버전인 프로 버전이 출시되면 건축가나 분양사무소에서 저희 기술이 널리 쓰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어반베이스 VR은 3D 그래픽 이미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프로 버전은 실제 이미지를 보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만약 분양사무소 모델하우스에서 활용된다면 제한된 공간에서 고객에게 보다 다양한 공간과 인테리어의 간접 체험을 시켜줄 수 있다.
어반베이스의 3D 도면 변환 기술은 확장성도 뛰어나다. 소방청과 협력하게 되면 소방관들이 불이 난 건물에 투입됐을 때 도면을 보다 입체적으로 보고, 효율적으로 불길을 잡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이사업체가 사용할 경우 새로 이사 가는 집에 가구나 가전기기들을 미리 가상으로 배치한 뒤 짐을 옮겨 이사 시간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 옛 문화재들을 AR 기술을 통해 보고 체험하는 등 교육, 게임 분야에서도 응용이 가능하다.
이 밖에 이커머스 쪽과 연계해 공간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이뤄질 수 있다.
“어반베이스가 가진 3D 변환 특허 기술은 도면 이해, 컴퓨터 비전, 기계학습 기술이 필요 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3D DB도 많이 보유하고 있고요. 저희 공간분석 AI를 쓰면 카메라를 비췄을 때 해당 공간이 방인지, 부엌인지 구분이 가능한데 이 같은 공간 인지 기술은 이커머스 쪽과 협력이 가능합니다. 해당 공간에 어울리는 상품을 추천해줄 수 있거든요. 현재 모 티커머스 업체와 어반베이스 AR에 공간분석 AI를 도입한 서비스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이 외에도 어반베이스는 ‘AR 스케일’이라는 서비스를 올 8월 베타 버전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에는 완공된 건축물을 컴퓨터 3D 이미지로 보거나, 수수깡과 같은 재료로 만들어 확인했데 AR 스케일은 건물이 세워질 공간에 카메라를 비추면 마치 완공된 건축물이 서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줄 수 있다. AR 기술을 통해 실제와 가상의 사물이 공존하는 것이다.
관련기사
- 네이버가 투자한 ‘판타스틱4’ 스타트업 시선집중2018.06.12
- 퀄컴, VR·AR 전용 전력 공급 칩셋 다음주 공개2018.06.12
- 어반베이스 홈디자이닝 VR, ‘일룸’서 쓴다2018.06.12
- LG전자 베스트샵, 어반베이스 ‘홈디자이닝 VR’ 쓴다2018.06.12
방현우 CTO는 어반베이스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국내 도면을 100% 확보하고, 앞으로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도시가 발달한 국가들의 도면을 확보해 3D화 하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자체 홈디자이닝 VR 서비스와, SDK 제공 두 가지 사업 모델을 갖고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까지 개척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