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검색 포털 기업 바이두가 인공지능(AI) 스피커 브랜드 '샤오두'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파격가를 제시했다. 조직개편을 통해 AI 전략에 방점을 찍은 바이두가 AI 스피커를 매개로 '스마트 홈'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바이두는 11일 '샤오두 스마트 스피커'를 89위안(약 1만 5천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본래 판매가는 249위안(약 4만 2천원)이지만 체험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판매 초기 일정기간 낮은 가격에 제품을 보급하는 전략이다.
■시장점유율 위한 가격 전쟁 불사
샤오두 시리즈의 첫 버전은 스크린을 달고 나왔지만 두번째 버전은 일반적인 AI 스피커 외형을 따랐다. 대신 자체 듀얼(Duer)OS를 통한 스마트홈 제어 기능을 한층 강화했다.
'1만원 대 가격'은 알리바바, 샤오미, 텐센트와의 AI 스피커 전쟁에서 밀린 바이두가 낮은 가격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카드다.
실제 알리바바와 샤오미가 저렴한 가격으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바이두는 지난 3월 599위안(약 10만 700원)에 AI 스피커를 내놓고 빈틈을 노렸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1분기 중국 AI 스피커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1위인 알리바바 '티몰 지니(Genie)'의 시장 점유율은 59%, 샤오미 '샤오아이퉁쉐'의 시장 점유율은 35%다. 3위는 징둥의 '딩동(DingDong)' 이다.
■ 중국 인터넷 공룡들 "OS로 스마트홈 지배"
AI 스피커 전쟁은 각 가정 내 가전을 통합하는 자사 플랫폼 OS의 플랫폼화와 생태계 조성을 노리는 중국 인터넷 공룡들의 열망을 대변한다.
안팎으로 정비에 나선 바이두는 이를 위해 리옌훙 회장 직속 '스마트생활사업그룹(SLG)'을 출범시키고 듀얼 OS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밖으로는 올초 퀄컴, 샤오미, 화웨이, ARM, 하이얼, 미디어(Media), TCL 등 가전 및 반도체 기업과 협력도 맺었다.
중국 최대 TV 기업 스카이워스의 자회사가 바이두에 전략적 투자를 한 것도 듀얼OS의 확장 전략과 맞닿아 있다. 스카이워스의 스마트TV Q5, Q6, Q7이 모두 듀얼 OS를 탑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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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까지 듀얼 OS를 탑재한 스마트 기기 수는 8700만 대 수준이다. 월 활성기기 수는 2140만 대다. 듀얼OS 플랫폼 협력사는 200곳을 넘어섰고 제어 기기도 100개가 넘는다. 플랫폼 개발자는 1만3천 명으로 늘었다.
TV, 스마트폰, 아동용 스마트 기기, AI 스피커, 자동차에 이르는 바이두의 하드웨어 확장 전략이 전면전에 접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