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타이완)=권봉석 기자> PC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올 상반기 PC 시장은 배틀그라운드가 살렸다"고 말한다. 고성능 PC 부품에 대한 수요가 키보드·마우스 등 입력장치와 헤드폰, PC 케이스, 심지어는 마우스 패드까지 다양한 경로로 확장됐다는 의미다.
이런 영향을 반영하듯 7일(현지시간) 컴퓨텍스 타이베이 난강전시장에는 PC 메인보드부터 게임용 노트북, VR용 백팩과 게임용 주변기기까지 게임에 필요한 모든 제품들이 골고루 등장했다. 조금이라도 게임과 관련이 있는 업체라면 이를 내세우는 데 여념이 없었다.
■ 한 풀 꺾인 VR용 백팩PC 열기, 새 프로세서 탑재 제품에 관심 쏠려
에이수스, 에이서, MSI 등 현지 주요 PC 제조사는 게임용 고성능 PC 신제품을 전시했다. 3월 말 출시된 8세대 코어 프로세서 신제품(커피레이크H)을 탑재한 제품은 물론 AMD 라이젠 프로세서와 라데온 그래픽칩셋을 탑재한 제품이 출품됐다.
지난 해 여러 제조사가 경쟁적으로 출시했던 VR용 백팩PC는 조텍 한 회사만 신제품을 내놨다. 현장에서 만난 PC 제조사 관계자는 "백팩PC는 과도기에 필요한 제품이었고 HTC가 무선 어댑터를 출시하는 올 연말 이후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서는 난강전시장에서 차량으로 20분 거리에 있는 타이베이 시청 인근에 별도 전시장을 마련하고 게이머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시선 끌기에 나서기도 했다. 난강전시장에는 일부 핵심 제품만 남겼다.
■ 입력장치부터 의자까지, 주변기기 열전
게임용 주변기기는 기초 입력장치인 키보드와 마우스부터 게임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의자까지 범위를 가리지 않는다. 가장 보편적인 마우스는 입력장치 전문 기업부터 PC 제조사까지 모두 뛰어든 레드오션이다. 빠르고 정확한 입력을 강점으로 지닌 기계식 키보드 역시 조금씩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야다.
에이수스는 게임용 노트북과 마우스, 패드 등을 수납할 수 있는 가방 등을 공개했다. 커세어는 난강전시장 대신 타이베이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 별도로 쇼룸을 마련하고 메모리 등 핵심 하드웨어 부품과 키보드, 마우스 등을 전시했다.
■ 기능성·디자인 노린 게임용 PC 케이스
초당 한 프레임이라도 더 확보하기를 원하는 게이머들은 완제품 PC보다는 조립 PC를 더 선호한다. 새로 출시되는 그래픽카드나 프로세서, 메모리와 저장장치 등 주요 핵심 부품을 상황에 맞게 수시로 교체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따라서 게임용 PC를 조립하려는 소비자들은 핵심 부품 못지 않게 PC 케이스에도 아낌없이 투자한다.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냉각 성능과 조립 편의성 등 기능적인 요소는 물론 내부 부품을 직접 볼 수 있는 디자인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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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등장한 케이스들은 대부분 이 두 가지 요소를 중점적으로 고려했다. PC 케이스 양 옆을 투명 아크릴이나 강화유리로 처리하고 냉각팬 LED 색상을 취향에 맞게 자유롭게 바꿀 수 있게 한 것이다.
국내 케이스 제조사인 한미마이크로닉스도 난강전시장 4층에 부스를 마련하고 게이머를 겨냥한 케이스와 LED 내장 냉각팬을 전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PC 케이스 등 전통적인 품목과 함께 게임용 주변기기도 함께 출품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