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로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회와 정부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상반기 국회가 종료됨에 따라 합산규제 일몰이전까지 해당 법안의 개정작업이 사실상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다.
자유한국당이 6월 임시국회 단독소집을 했지만 오는 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국회가 정상 가동되기 어렵고, 해당 상임위에서 법안소위와 전체회의를 통과해도 법사위나 본회의가 해당 법안만을 위해 열릴 가능성도 없다는 게 국회 안팎의 중론이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20대 국회 상반기 막을 내려 합산규제 논의는 물 건너갔다”며 “국회가 유료방송 정상화를 위해 입법 정책적 차원에서 도입한 제도였던 만큼 국회가 기본적 책무를 방기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지난해 연구반을 구성해 운영했지만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고 KISDI에 맡겼던 용역과제 역시 제출되지 않았다”며 “이는 국민 혈세만 쓰고 결과물은 전혀 없는 것으로 국회 핑계만 되면서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통합방송법 제정을 전제로 3년 후 일몰이 조건이었던 만큼 공정경쟁의 룰이 지켜질 수 있도록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반대 진영의 논리다.
때문에 합산규제 연장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법제 미비로 인한 행정공백과 공정경쟁의 훼손’이 우려된다면서 조속한 대안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합산규제가 일몰되면 위성방송만 규제 적용대상에서 제외돼 KT가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독보적인 사업자가 될 수 있다”며 “현재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41.4%의 점유율을 갖고 있는 KT가 유선 네트워크의 지배력을 이용할 경우 방송시장으로 지배력이 전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합산규제 일몰 이후 입법미비로 인한 KT로의 쏠림현상이 심화될 경우를 대비해 보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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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통합방송법 제정이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합산규제를 우선 연장하고 OTT(Over The Top) 등 변화하는 미디어 시장을 반영해 향후 합산규제 존폐 여부와 통합방송법 제정을 연계해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정상 수석은 “합산규제는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가 아니라 시장에서 독점력을 행사하는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통해 실질적인 경쟁을 활성화시키는 제도”라면서 “독점사업자가 출연하지 않도록 경쟁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 이후 합산규제 완화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