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22일(현지시간) 유럽 의회에서 정보 유출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유럽 의회 특유의 질의 방식 덕분에 민간한 질문은 피해갔다고 씨넷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이날 청문 방식은 의원들이 한 시간 가량 질의한 뒤 저커버그가 한꺼번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할애된 답변 시간은 25분에 불과해 저커버그는 일부 질의는 언급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다.
저커버그는 이날 모두 연설에서 “외국 사람들이 선거에 개입하거나, 개발자들이 이용자 정보를 잘못 이용하는 사례가 발생했다”면서 “우리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실수였다”면서 사과했다.
이날 유럽의회 의원들은 페이스북의 개인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이나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안토니오 타자니 유럽의회 의장은 “이것은 우리 기본 가치에 대한 공격이다.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벨기에의 기 베르호프스타트 의원은 “페이스북이 유럽 독점금지법을 위반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페이스북의 메신저와 왓츠앱이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신저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를 들어 그는 “유럽 규제 당국에 회계장부를 공개할 용의가 있느냐”고 압박했다.
한 의원은 페이스북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대해 3년 전에 인지했으면서도 최근에야 이용자 정보에 접근했단 사실을 인정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의원은 페이스북의 광범위한 데이터 수집을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나치에 대해 자유롭게 선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저커버그는 “우리 서비스에서 혐오발언이나 테러, 폭력을 설 자리가 없다”면서 “인공지능 도구를 활용해 이슬람국가(ISIS) 등의 콘텐츠를 걸러내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우리는 결코 완벽하진 않다”면서 “적대자들도 우리와 똑 같이 AI 도구들을 활용하고 있다. (일종의) 군비경쟁 같은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답변을 통해 저커버그는 올해 유럽 지역에서 혐오발언이나 선거 개입 등을 막기 위해 12개 도시에 3천 명의 인력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유럽 의회 의원들은 저커버그의 답변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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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넷에 따르면 기 베르호프스타트 의원은 “나는 예, 아니오로 답변할 여섯 개 질문을 던졌지만 답변을 하나 받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저커버그는 “후속 조치를 취한 뒤 수 일내로 답을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