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지난 3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3억9천600만원의 과징금 제재를 받은 것에 불복,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향후 소송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방통위는 당시 페이스북 제재 이유로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가입자의 접속 경로를 변경해 서비스 속도 저하를 일으킨 점이 이용자 이익을 침해, 전기통신사업법 50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런 방통위 제재에 페이스북이 행정소송까지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고의적으로' 이용자 불편을 유발했다는 방통위 판단을 받아들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상호접속료 고시 개정으로 트래픽을 유발한 업체가 요금을 내게 됐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과 계약해 캐시서버를 설치한 KT가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가입자가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만큼 각사에 요금을 되려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캐시서버는 사용자가 자주 찾는 콘텐츠를 따로 저장해 별도 운영하는 서버다.
이에 페이스북은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가입자의 캐시서버 접속을 차단했다. 결과적으로 해당 업체 가입자들은 국제망을 통해 페이스북에 접속하게 되면서 서비스 이용 속도가 느려지게 됐다.
페이스북이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이같은 국내 상황과 맞닿아 있다.
페이스북 측은 이번 행정소송과 관련해 "모든 이용자가 최적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국내 ISP를 포함한 전세계 수많은 협력사와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페이스북이 행정소송 제기를 결정한 주된 이유로 고의성 여부를 든 만큼, 향후 소송에서도 이에 대한 법원 판단이 판결을 가를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방통위는 제재 전 사실조사를 통해 접속 경로를 변경한 주체가 페이스북임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질의에서 페이스북 측이 접속경로 변경의 주체가 KT라는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또 캐시서버의 용도를 고려하면 페이스북이 접속 경로를 변경하면서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가입자의 속도 저하를 사전에 인지 가능했을 것이라는 방통위 판단도 크게 무리가 없다.
한편 페이스북이 국내 사업자로 등록돼 있지 않다는 점도 변수다. 전기통신사업법은 전기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규제인 데 반해, 페이스북은 방통위에 자사를 부가통신사업자가 아닌 콘텐츠사업자(CP)라고 소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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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과거 페이스북은 전기통신사업법을 준수하고 현지 규제를 따르겠다는 입장을 방통위에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페이스북 제재를 앞두고 법적 쟁점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말했다.